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이 21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있는 공사 사옥의 승강기 안에서 ‘출근실태 점검’ 안내문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금융공기업이 임직원 출근시간까지 챙기며 근무기강 단속에 나섰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사내 게시물을 통해 “20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출근실태 점검을 실시하며 규정을 위반한 직원은 내부적으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이 게시물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임직원의 솔선수범 등 근무기강 확립을 위한 조치’라고 쓰여 있다. 또 대상은 ‘일반 사무직원뿐만 아니라 1∼5급 고위직원, 파견 근무자, 인턴직원 등을 포함해 본사에 근무하는 전 직원’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예보 측은 “출근시간 점검은 인사부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하던 것”이라면서 “당국의 지시가 있었거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보 직원들 사이에서는 예보가 ‘몸조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예보 직원은 “기존에는 날짜를 하루 정해서 점검했지만 이번에는 기간이 한 달로 돼 있어 강도가 세졌다”며 다소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관가에서는 국토해양부 직원들의 ‘연찬회 비리’ 이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대대적인 사정작업에 나서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예보는 현재 부산저축은행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저축은행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 예보는 전현직 직원이 비리에 연루된 금감원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공동검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저축은행 부실 검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어서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