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부산저축銀 인수전… 역시 ‘수도권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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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부실과 유동성 악화 등으로 영업 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인수전이 5월 30일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을 계기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접수 마감일인 이날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한국투자금융 등 지주사 4곳과 키움, 대신 등 증권사 2곳이 참여해 총 7건의 LOI가 접수됐지요.

눈에 띄는 것은 7건의 LOI 가운데 6건이 3개의 패키지 중 ‘중앙부산+부산2+도민’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전주+부산’은 단독 의향서 제출로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고 ‘대전+보해’는 의향서를 낸 곳이 없어 자동 유찰되면서 패키지 매각이 무산됐지요. 당초 예금보험공사가 수도권에 있는 저축은행에 인수자가 몰릴 것을 우려해 7개 저축은행을 개별적으로 매각하지 않고 2, 3곳씩 묶어 LOI를 받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 곳으로만 쏠린 셈입니다.

사실 전주저축은행도 수도권에 3개의 지점이 있고 대전저축은행도 5개의 수도권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중앙부산저축은행 패키지에 인수자들이 몰린 까닭은 무엇일까요.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법상 영업구역이 전국 6개 권역으로 분류되어 있고 본점이 있는 영업구역 안에서만 지점이나 영업소, 출장소를 낼 수 있다는 규정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전주저축은행의 본점은 전북 전주에, 대전저축은행도 본점은 대전에 있어 영업활동을 해당 지역 안에서만 해야 합니다. 반면 중앙부산저축은행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본점이 있습니다. 본점이 경제활동인구가 많고 시장 규모가 큰 서울에 있는 데다 강남권 ‘큰손’들이 많은 논현동이어서 기존 영업점과의 연계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은 인수를 저울질하는 금융회사들이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지요. 금융권 관계자도 “중앙부산 패키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포함하고 있어 인수자들이 몰릴 것이라 일찍부터 예상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쟁률이 6 대 1인 중앙부산 패키지의 인수 경쟁은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보는 앞으로 3주간 인수자 자산실사를 거친 뒤 6월 말∼7월 초 본입찰을 실시하고 7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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