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친환경 아이디어, 글로벌 强小기업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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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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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바람을 에너지로 활용한 ‘모터 윈드’. 잉크를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 글자체 ‘에코폰트’. 레드오션인 중국 대신 유럽을 달리는 중국산 전기오토바이.(왼쪽부터) KOTRA 제공
홍콩에서 완구 무역사업을 하던 루치엔 감바로타 씨는 1000달러(약 107만 원)가 넘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하루 종일 에어컨을 가동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싼 비용으로 에어컨을 돌릴 순 없을까?’

생각 끝에 한줄기 스쳐가는 바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모터윈드’라는 소형 풍력장치를 개발한 것이지요. 작은 선풍기 크기의 터빈으로 도심에 있는 건물 난간이나 지붕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달 수 있고 초기 비용도 200달러(약 21만 원) 정도로 쌉니다. 미니터빈 8대가 초당 10m의 풍속이면 시간당 50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터빈을 연결해 전류를 발생시키며 이 전기는 배터리로 전송됩니다. 감바로타 씨는 이 제품을 미국 중국 북한 등 45개국에 수출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조그마한 마케팅·홍보회사를 운영하는 알렉산더르 크라이 씨와 헤르욘 조머르 씨는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잉크를 덜 쓰고 프린트하는 방법은 없을까’로 시작한 질문은 ‘잉크가 찍히는 부분을 줄이면서 읽는 데 어려움이 없는 적정 수준은 어디일까’로 바뀌었습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글자 안에 작은 구멍을 넣되 외곽선은 유지해야 잉크를 아끼면서도 읽기에 불편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에코폰트’사를 만들어 이 잉크절약형 글자체를 세계 각국에 판매하는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에코폰트를 사용하면 잉크 사용 비용을 25%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일본의 ‘후민’사는 휴대전화의 배터리 열 차단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실내온도를 유지해주는 유리창문 코팅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직원이 4명인데 연 매출이 2억 엔이랍니다.

KOTRA는 새로운 녹색시장을 만들어내 수출기업으로 우뚝 선 세계 14개 ‘녹색 강소기업’의 사례를 담은 ‘그린 리포트’를 1일 펴냈습니다. 사례들을 찬찬히 읽다 보니 공통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모두 일상에서 발견한 친환경 아이디어를 상품화했다는 점이었죠. 단순한 아이디어가 세계시장을 활짝 엽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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