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완구 무역사업을 하던 루치엔 감바로타 씨는 1000달러(약 107만 원)가 넘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하루 종일 에어컨을 가동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싼 비용으로 에어컨을 돌릴 순 없을까?’
생각 끝에 한줄기 스쳐가는 바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모터윈드’라는 소형 풍력장치를 개발한 것이지요. 작은 선풍기 크기의 터빈으로 도심에 있는 건물 난간이나 지붕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달 수 있고 초기 비용도 200달러(약 21만 원) 정도로 쌉니다. 미니터빈 8대가 초당 10m의 풍속이면 시간당 50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터빈을 연결해 전류를 발생시키며 이 전기는 배터리로 전송됩니다. 감바로타 씨는 이 제품을 미국 중국 북한 등 45개국에 수출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조그마한 마케팅·홍보회사를 운영하는 알렉산더르 크라이 씨와 헤르욘 조머르 씨는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잉크를 덜 쓰고 프린트하는 방법은 없을까’로 시작한 질문은 ‘잉크가 찍히는 부분을 줄이면서 읽는 데 어려움이 없는 적정 수준은 어디일까’로 바뀌었습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글자 안에 작은 구멍을 넣되 외곽선은 유지해야 잉크를 아끼면서도 읽기에 불편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에코폰트’사를 만들어 이 잉크절약형 글자체를 세계 각국에 판매하는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에코폰트를 사용하면 잉크 사용 비용을 25%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일본의 ‘후민’사는 휴대전화의 배터리 열 차단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실내온도를 유지해주는 유리창문 코팅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직원이 4명인데 연 매출이 2억 엔이랍니다.
KOTRA는 새로운 녹색시장을 만들어내 수출기업으로 우뚝 선 세계 14개 ‘녹색 강소기업’의 사례를 담은 ‘그린 리포트’를 1일 펴냈습니다. 사례들을 찬찬히 읽다 보니 공통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모두 일상에서 발견한 친환경 아이디어를 상품화했다는 점이었죠. 단순한 아이디어가 세계시장을 활짝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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