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계열사로 이직 성공한 직장인 1252명 분석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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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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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 이과장, 직장 옮긴뒤 연봉 1274만원 올라

《 최근 3년 동안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30대 그룹 계열사로 이직하는 데 성공한 직장인은 지방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직급이 대리인 이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직장을 옮긴 후 연봉은 평균 1274만 원 올랐다. 이는 동아일보가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2008∼2010년 30대 그룹 계열사로 이직한 직장인 1252명을 분석한 결과다. 》
이직 시장에서는 ‘전공 쏠림’ 현상이 매우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계열사로 이직에 성공한 직장인 가운데 대학에서 공학 또는 상경계열을 전공한 사람이 67.9%나 된다. 이 같은 현상은 대기업이 ‘즉시 투입 효과’를 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경력자는 현장에 바로 투입돼 능력을 보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학 시절 전공과, 관련 직종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30대 그룹의 주축 기업이 대부분 전자, 통신, 자동차, 기계 분야인 만큼 이직자 가운데는 현장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공학 전공자가 43.9%로 가장 많았다. 상경계열 전공자는 24.0%로 공학에 이어 2위였다.

경력자들에게 요구되는 ‘즉시 투입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능력 위주의 선발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출신 대학은 이직 성공의 주요 변수는 아니었다. 30대 그룹 계열사로 이직한 직장인 가운데 지방대학 출신이 40.9%를 차지했다. 전북대 공대를 졸업하고 한 중견기업의 부품소재 분야에서 일하다 2년 전 이직한 김성현 씨(가명·35)는 대학 졸업 때 몇몇 대기업에 원서를 넣어 봤지만 번번이 서류에서 떨어졌던 아픈 경험이 있다. 김 씨는 “이직할 때는 전공과, 전공을 살린 직장 경험만 평가받았기 때문에 학벌은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대학 출신자들에 이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을 제외한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이 38.4%였으며, SKY 대학 출신으로 30대 그룹에 이직한 직장인의 비율은 12.1%로 적은 편이었다.

직장을 옮기는 이유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연봉이다. 30대 그룹 계열사로 이직에 성공한 직장인들은 전 직장에서 평균 3492만 원의 연봉을 받았으며, 새로운 직장에서의 연봉은 4766만 원으로 평균 1274만 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연봉 상승액은 직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직 후 연봉이 가장 많이 오른 직종은 금융·보험·증권으로 평균 2322만 원이 올랐다. 이어 전자·기계·기술·화학 직종이 2163만 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이와 근소한 차이로 전문직과 법률 분야에서 2148만 원이 올랐다. 반면 재무·회계·경리(1053만 원), 경영·인사·총무(1073만 원), 무역·영업·판매(1356만 원), 마케팅·광고·홍보(1416만 원) 등의 직종은 이직 후에도 평균 연봉이 크게 오르지 않은 분야였다.

이직할 당시 전 직장에서의 직급이 대리였던 사례가 34.8%로 가장 많았고, 과장이 30.0%로 뒤를 이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이는 각각 직장생활 3년차, 6년차, 9년차 즈음에 다니던 직장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흥이 나지 않는다는 ‘369 증후군’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리나 과장 정도면 대개 직장생활 3, 6, 9년차에 해당하는 시점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감각은 이직 시장에서도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자들 가운데는 해외연수 경험을 가진 사람이 35.3%에 달했으며, 6.6%는 해외 대학 출신이었다. 토익 성적도 평균 758점이었다. 이직자들 가운데 공학계열 전공자가 많고, 대학에서 이들의 토익 성적이 인문사회계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을 고려하면 평균 758점은 결코 낮은 점수가 아니라는 것이 취업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외에 30대 그룹 계열사로 이직에 성공한 사람들은 평균 2.3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직자들이 많이 옮겨간 그룹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효성, 롯데, GS, 신세계 순으로 나타났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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