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정전, 변전소 고장서 비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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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계전기 오작동 겹쳐… 책임소재 못가려

707억 원의 피해를 낸 올해 1월 17일 여수국가산업단지 정전사고의 원인은 여수화력변전소의 고장에서 비롯됐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사고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없는 기술적인 문제가 겹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10일 “여수산단 정전사고는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여수화력변전소의 케이블 종단 접속함에서 전기가 땅으로 흐르는 고장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단은 “이 사고는 정전이 아닌 일시적인 전압 강하”라고 설명했다.

사고의 직접 원인은 이 전압 강하에 영향을 받은 GS칼텍스의 거리계전기가 거의 동시에 잘못 작동됐고, 모선보호계전기도 오작동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계전기는 송전선로가 고장나면 전력 공급을 차단하는 장치인데, 이번 사고는 작동하지 않아야 할 계전기가 작동해 전원을 차단하면서 일어났다. 조사단 관계자는 “GS칼텍스의 거리계전기나 변전소의 모선보호계전기 중 하나만 오작동하지 않았어도 정전은 안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단은 “한전의 전기설비 고장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허용범위 내의 사고이고, GS칼텍스 계전기 오작동도 허용 에러 범위 내에서 오작동한 것”이라며 정전사고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GS칼텍스(230억 원) 삼남석유화학(200억 원) LG화학(80억 원) 등 여수산단 내 26개 업체는 23분 동안 이어진 정전으로 707억 원의 피해를 봤다. 그러나 조사단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없다’고 결론지음에 따라 이들 업체는 손실을 떠안을 여지가 많아졌다. 과거 정전사고 때도 업체들이 전력 공급권을 갖고 있는 한전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 배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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