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신의 직장’…지금 무슨 일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0일 0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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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금융공기업 직원들이 처우 악화에 따른 사기저하로 흔들리고 있다.

거듭되는 임금삭감 및 동결, 신입직원 초임 20% 삭감 등의 조치로 이젠 동종 업계에 비해서도 낮은 임금 수준으로 박탈감을 느낀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임금을 기획재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4.1% 인상했으나 직원들 사이에선 최근 몇 년간의 임금동결과 삭감을 고려한다면 아직도 열악한 상황이라는 불만이 많다. 금감원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인 2008년 임금을 동결한 데 이어 2009년에도 동결한 뒤 5%를 반납했고, 지난해에는 아예 5%를 삭감했다. 신입사원들의 초임은 20% 가량 깎여 3000만 원에도 못 미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입사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다"라며 "금융시스템이 복잡해질수록 감독 기관이 하는 일이 많아지고 더 좋은 인력이 필요한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임금을 5%(신규직원 20%) 삭감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의 사정도 비슷하다. 산은 관계자는 "신입 행원의 경우 작년에 20% 깎여 3000만 원 이하"라며 "같은 일을 하는데 급여 테이블이 둘로 나눠져 있으니 직원들도 서로 민망하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많게는 1000만 원가량 더 받는 시중은행에 가지 국책은행에 오려고 하겠느냐"며 우수인력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 공기업의 급여체계 이원화는 '노노(勞勞)' 갈등의 잠재 요인도 되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의 신입행원(2010년 입행) 급여는 2900만 원대다. 정부가 공공기관 신입 급여를 20% 삭감하기 이전 이 은행 신입행원의 급여는 3700만 원 수준이었다. 근속기간에 따라 격차는 더 커진다. 2010년 신입행원이 10년 근속(매년 3% 임금 인상)할 경우 연봉 총액은 5900만 원인 반면 2009년에 입행한 직원은 10년 지나면 연봉 총액이 7000만 원에 이른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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