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글로벌해진 투자자, 해외주식 랩 ‘인기’··· 환율 챙기며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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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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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아이폰 쓰면서 애플 주식 생각”··· 해외주식 상품 다양
랩, 직접투자··· 주식 수익내고도 환전으로 손실 가능성 있어 주의


《투자자문사로부터 투자전략을 조언 받아서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의 계좌에서 그대로 매매를 실행하는 자문형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가 큰 인기다. 지금껏 랩어카운트는 국내 투자자문사와 연계해 국내 주식매매만 했다면 최근에는 해외 투자자문사와 연계해 해외투자를 할 수 있는 상품도 등장했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해외투자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직접 투자하자니 정보가 너무 없고, 펀드에 들자니 ‘실패한 기억’ 때문에 주저하던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아이폰을 쓰면서 미국 애플사의 주식투자를 생각하거나 루이뷔통 가방이 잘 팔린다는 소식에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주식을 사고 싶어 하는 등 요즘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이미 글로벌로 가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주식투자 상품은 좀 더 다양해지고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주식 랩 봇물

해외주식 랩 상품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만 아니라 절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금융소득이 4000만 원을 초과해 최대 38.5%인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고액 자산가가 해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종합소득세를 고스란히 내야 하지만 랩 상품에 투자할 경우 양도세 22%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랩은 직접투자로 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말 ‘글로벌 컨슈머 주식 랩어카운트’를 내놓았는데 14일 현재 설장잔액이 약 550억 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주식 거래시스템을 통해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전 세계 소비재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이 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홍콩, 미국, 브라질 등 현지법인이 위탁 운용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1억 원, 수수료는 분기별 0.75%(연 3%)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자 미래에셋은 최근 2개의 해외주식 랩을 추가로 내놓았다.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에 투자하는 ‘G2 주식 랩어카운트’와 중국의 대표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차이나 주식 랩어카운트’로 최소 가입금액과 수수료는 글로벌 컨슈머 주식 랩어카운트와 같다.

이종필 미래에셋증권 영업추진본부장은 “미래에셋의 종합자산관리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라며 “필요한 투자자에게는 세무대행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니하오 차이나랩’을 판매한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 가운데 아시아에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선두기업과 소비성장 수혜 기업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문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최소가입금액은 5000만 원이며 법인과 개인 모두 가입할 수 있다. 환 노출형 상품으로 수수료는 연 3%다. 중도해지가 가능하지만 랩 서비스 등록 이후 60일 이내 해지할 때는 해지 신청일 전날 계좌 평가액을 기준으로 0.5%의 중도해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 미래에셋과 마찬가지로 전문 세무사를 연계해 양도소득세 신고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문형 랩 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증권도 중국에 투자하는 ‘중국소비성장포트폴리오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내놓았다. 투자자문사가 중국 최대 운용사로 자산이 40조 원에 이르는 화샤(華夏)기금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소비성장 포트폴리오는 홍콩, 선전B, 상하이B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내수소비 관련 주식에 투자한다. 최소 투자금액은 2억 원, 수수료는 연 3%다. 또 삼성은 한국과 중국에 동시 투자하는 ‘한중 포트폴리오 랩어카운트’도 23일부터 판매한다. 투자자문사는 중국 쪽은 화샤기금, 한국 쪽은 케이원투자자문이다. 최소가입금액과 수수료는 같다.

우리투자증권은 홍콩 현지 자문사와 연계한 랩을 비롯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랩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본토지수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아 투자 타이밍을 좋게 보는 홍콩에 투자하기 위해 현지 투자사인 아문디 홍콩, 한국의 NH-CA자산운용과 제휴해 H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아문디 플러스’가 있다. 최소가입금액은 5000만 원, 수수료율은 연 3%다.

이외에도 자문형은 아니지만 ‘MIKT ETF랩’과 ‘G2 ETF랩’을 판다. MIKT 랩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MIKT)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해당 국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해 운영한다. G2 ETF랩은 글로벌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양국 ETF를 매매하는 상품이다. 최저가입금액과 수수료는 같고 이달 말에는 적립식으로도 출시돼 최소 납입금액이 매달 50만 원으로 낮아진다.

○ 환율 변화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은 펀드보다 커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해서 무작정 투자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랩어카운트는 직접투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펀드와 달리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헤지(위험회피)를 하지 않는다. 주식으로는 실컷 수익을 내고도 환전을 한 뒤에는 손실을 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환율 움직임에 대한 전망을 해본 뒤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

또 갑자기 미국 경기 전망이 나빠지거나 중국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는 등 거시 경제지표가 급변할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다. 기본적으로 자문사와 연계된 랩은 증권사에서 매매를 책임지고 하기 때문에 특정 종목을 넣어라, 빼라는 주문을 못하게 돼 있다. 일단 랩에 가입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종목이라도 참고 견뎌야 한다. 또 해외주식을 매매할 때 발생하는 매매수수료가 따로 징수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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