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치열했던 中企중앙회장 선거에 올해는 단독후보,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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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10분의1 이상 추천 필요”… 개정 정관에 출마 엄두 못내

선거 때마다 경쟁이 치열했던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에 올해는 김기문 현 회장만 입후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28일 치러질 예정인 24대 회장 선거에 김 회장이 단독 후보로 나섰다고 7일 밝혔다. 투표권이 있는 조합 정회원 수가 200명 수준이던 역대 선거에서 3∼6명의 후보가 출마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합 정회원이 577명에 달하는 현재 후보자가 한 명만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2000년 21대 회장 선거에 김영수 전 회장이 단독 출마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3개월 남은 임기를 채우기 위한 선거였다. 취임 석 달 만에 다시 선거를 치르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판단해 22대 선거를 김 전 회장에 대한 찬반 투표로 진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독 입후보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일부 중소기업인은 개정정관 때문에 후보 출마 자체가 좌절됐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2월 회장 후보가 되려면 정회원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의 추천을 받도록 기존 정관에 없던 내용을 새로 넣었는데 이 조항이 입후보를 막았다는 설명이다. 22, 23대 선거에서 회장 직에 도전했던 고종환 제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회원들이 당선도 불확실한 제3의 후보를 추천하기는 힘들다”며 “출마 지원자들은 정관 개정 뒤 감히 나갈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박상희 전 회장도 “현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복수 추천도 안 되기 때문에 후보 추천을 받기는 어렵다”며 “연임을 목적으로 한 정관 변경이 우려한 대로 김 회장의 단독 출마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는 “지난 선거에서 일부 후보의 경우 득표율이 전체 투표수의 10%가 안 됐다”며 “정관 개정이 단독 출마로 이어졌다는 것은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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