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사장 활동 폭 넓어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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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새 10년은 옛 10년과 달라… 정신차려 열심히 해야”
서초사옥 방문 삼성인상 시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일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향후 역할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기 능력껏 하겠죠. (승진하면) 활동 폭은 넓어지겠죠”라고 답해 연말에 예정된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계기로 그의 그룹 내 역할이 커질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그룹 안팎에선 이 부사장이 사장 승진 이후 계열사를 맡을 것인지 아니면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전무,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의 승진 여부에 대해선 “각 사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은 통상 1월 초에 열렸지만 올해는 12월 초에 열림에 따라 인사 시기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상자들은 통상 인사에서 한 직급 승진하게 된다.

한편 이 회장이 이날 언론에 밝힌 새해 경영화두는 다가올 10년의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는 “새로운 10년은 옛날의 10년과는 다를 것이다. 21세기의 10년은 빠르게 오기 때문에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저도 긴장해야 한다. 임직원들도 신경 써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안팎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조직에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어넣는 이 회장 특유의 경영 스타일이 그의 경영복귀와 함께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앞서 그는 1년 9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0’ 전자박람회장에서도 “사회 모든 분야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재건된 그룹조직(옛 전략기획실)이 신수종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회장의 ‘다가올 10년’ 발언은 더욱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2008년 서초사옥 준공 이후 첫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너무 오래 안 나왔나 싶다. 앞으로 종종 나오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 회장이 삼성 특검 사태로 불가피했던 2년여의 공백기를 털어버리고 경영 전면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회장은 올 들어 대외 행사에 자주 참여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23년 전인 1987년 12월 1일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타계 이후 이 회장이 처음으로 그룹 회장으로 추대된 날이기도 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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