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만기도래 특판예금 25조, 증시로 이동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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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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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일련의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 지원으로 가닥을 잡아가며 위기 전염 가능성이 낮아졌다. 중국은 다시 지급준비율 인상 카드를 내놓았지만 예상보다 온건하다는 평가다. 물론 주초에 중국 긴축 뉴스에 시장이 일시 흔들릴 수 있지만, 긴축변수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강화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연말 가는 길에 복병이 먼저 시장을 테스트했다면, 이제는 반대로 몇 가지 기회를 살펴봐야 한다. 첫째, 미국 연말 소비가 기대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지표를 보면 더블딥 리스크가 완화된 후 예상보다 경기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 일례로 ISM 제조업지수는 10월에 56.9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15개월째 기준선 50을 상회하고 있다. 민간고용도 사정이 개선됐다. 10월에 신규 취업자 수가 15만9000명에 달했는데,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도 69.3으로 5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가 개선됐고 시중자금이 실물로 돌기 시작했다는 점도 연말 소비에 긍정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차 양적완화정책을 시작했기에 파괴력은 더욱 클 것이다. 지난 2년간 연말 특수가 없었다는 점은 또 하나의 보너스다. 연말 이연소비를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궁금한 점은 연말 소비가 살아날 경우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다. 지난 2년간 연말 정보기술(IT) 내구재 판매가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말에는 플러스 반전이 확실시된다. 업황 바닥을 타진하는 IT업종의 경우 기대 이상의 연말 소비는 감산과 맞물려 재고물량 처리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 은행 고금리 특판예금 만기 도래와 은행권 이탈 가능성이다. 금융위기 당시 시중은행은 6∼7%의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 1∼2년 예금이 대부분인데, 작년 4분기에 1년 만기 특판예금에 대해 한 차례 더 만기연장 상품(연 4.5∼6.0%)을 판매했다. 이번 4분기에 만기 도래하는 규모는 대략 25조 원 정도인데, 내년 초에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까지 합치면 최대 45조 원 규모다.

흥미로운 점은 은행이 만기도래 자금에 대한 재유치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은행예대율이 100%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구태여 고금리로 자금을 유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출할 곳이 마땅치 못한 상황에서 예금만 무리하게 끌어올 경우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정기예금 금리가 3% 초반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안전자산만 고집할 만한 이유가 없다. 결국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부동자금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

자산가격 회복 시기에 부동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가 이번 특판예금 만기 자금의 이동에 있다. 일부 자금이 직간접 투자 형태로 주식시장에 유입될 경우 개인 선호 대중주에 유리한 수급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증권주와 건설주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한편 이번 주에는 미국의 10월 주택매매 동향과 국내 11월 소비자기대지수가 발표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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