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설비 세계 3위 인천 송도 ‘셀트리온’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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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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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성공땐 수兆 매출… 2종류 생산 도전

인천 송도에 자리한 셀트리온 제1공장에서 직원들이 탱크 안의 치료용 단백질 배양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셀트리온
인천 송도에 자리한 셀트리온 제1공장에서 직원들이 탱크 안의 치료용 단백질 배양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셀트리온
“10년 뒤 한국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1위 국가로 만들자.”(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최근 정부는 바이오시밀러를 한국의 대표 수출 아이템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올 초에는 삼성 등 대기업들이 그룹의 차세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지목한 바 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눈앞에 둔 생명공학기업 셀트리온의 주가는 1년 새 3배 가까이 뛰어 시가총액 3조 원을 넘어선 상태다. 대체 바이오시밀러가 뭐기에 이리도 뜨거운 화제인 걸까.

일반인들에게 익숙지 않은 바이오시밀러 산업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17일 인천 송도에 있는 셀트리온 공장을 찾았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이오시밀러 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세계 3위 규모)를 갖춘 기업이다.

○ 치료제 2개 임상 시험중

이날 공장에서 만난 이 회사의 김형기 수석 부사장은 바이오시밀러를 “특허가 만료된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을 같은 효과를 내도록 복제해 오리지널 제품보다 싸게 파는 산업”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를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먹는 알약 복제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통상 병원에서 주로 쓰는 주사병(액체) 형태의 단백질 의약품을 복제하는 산업으로, 일반 화학약품 복제(케미컬제네릭)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생명공학 기술과 생산설비를 요한다.

바이오시밀러의 성공 관건은 오리지널 제품과 같은 효과(단백질 구조)를 가진 치료용 세포주를 개발하고 이를 대량으로 배양·정제해 싼값에 공급하는 것. 실제 이날 방문한 셀트리온 공장 직원의 40%는 석·박사급 인력이었고, 먼지 하나 들어가지 않게 철저히 관리되는 대형 탱크 속에서는 5만 L 분량의 단백질이 배양되고 있었다. 김 부사장은 “단백질 의약품은 생산공장 1개를 짓는 데만 5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하는 이유는 1개 제품만 ‘잘 베껴도’ 단일 제품 매출이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판이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셀트리온은 현재 ‘허셉틴’이라는 유방암 치료제와 ‘레미케이드’라는 관절염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인데 이 두 오리지널 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13조 원에 육박했다.

김 부사장은 “현재 두 제품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유럽 등지에서 임상시험 중”이라며 “내년 중 제품이 출시되면 각각 5조 원과 6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 글로벌 제약사 진출 잇달아

바이오제약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바이오포닉스는 올해 22억 달러(약 2조5000억 원) 규모인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10년 뒤 905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13년을 전후로 현재 세계 판매량 톱 10에 드는 다국적제약사들의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대거 만료될 예정이어서 내년부터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급격히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성 등 국내기업뿐 아니라 미국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제약기업들도 최근 속속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인천=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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