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자물가 2년여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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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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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에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훌쩍 넘으며 급상승했다. 또 올해 물가관리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는 통계당국이 CPI를 일부러 낮게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전년 동기 대비 CPI가 4.4% 올랐다고 11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던 2008년 9월 CPI 상승률 4.6%에 이어 25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해 연간 물가관리 목표인 3%를 훌쩍 넘었다. 특히 7월 3.3%, 8월 3.5%, 9월 3.6%에 이어 4개월 연속 급격한 증가세다.

특히 지난달 상승률은 지나치게 급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위안강밍(袁鋼明) 연구원은 “너무 높게 나와 뜻밖이다”라며 “학계와 시장의 예측인 4%를 훌쩍 초과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부처에서 올해 물가 관리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언급도 처음 나왔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국가발개위) 장핑(張平) 주임은 9일 “올해 CPI 상승률은 3%보다 조금 높을 듯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까지도 수개월 동안 3%를 넘었지만 연간으로는 물가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장 주임은 올해 자연재해가 예년보다 잦았고 달러화 하락으로 인한 수입성 인플레이션이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를 탓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국가발개위 저우왕쥔(周望軍) 부사장은 최근 물가의 급격한 상승에 주요 원인을 꼽으면서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 이후 국제 시장의 대부분 상품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10일 말했다.

중국 내에서는 통계 수치를 낮게 조작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PI 상승률이 높다지만 체감물가보다는 낮다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최근 연구보고서를 내고 이런 목소리에 불을 지폈다. 200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조사한 결과 물가 상승률이 인위적으로 낮게 조작된 듯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다퉈 이에 동조하고 있다. 경제학자 마광위안(馬光遠) 씨는 신징(新京)보와의 인터뷰에서 “CPI가 현실을 반영 못한다는 게 일치된 견해”라면서 “제도적으로 CPI가 낮게 나오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대 경제학원 샤예량(夏業良) 교수도 “국가 통계의 수치 조작 가능성은 확실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11, 12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부대행사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장젠칭(姜建淸) 중국 공상은행장이자 런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중국 당국이 추가 통화 긴축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날 밝혔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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