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대사 릴레이 인터뷰]<15·끝>쩐쫑또안 주한 베트남대사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문제해결사 자격 충분… 녹색성장 의제 가장 큰 기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더 많은 국가의 관심과 우려를 반영하는 포괄적인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이 베트남을 포함한 비(非)회원국을 초청한 것은 이 모임의 범위를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한 베트남대사관에서 만난 쩐쫑또안 주한 베트남대사(사진)는 “베트남 스페인 말라위 에티오피아 싱가포르 등 비회원국 정상을 초청한 한국에 감사한다”며 “역동적이고 조직적인 아시아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베트남은 옵서버 국가로서 G20 서울회의에서 무엇을 보여줄 예정인가.

“G8은 이제 세계 경제의 유일한 엔진이 아니다. G20에서 보듯 국제사회 힘의 구조는 점점 다극화되고 있다. 베트남은 이번 회의를 통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대표 자격으로 G20에 참여하고 싶다. 의견을 모으는 프로세스가 더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의제를 내놓았으면 하는가.

“리더십과 기여도 면에서 한국은 ‘문제 해결사’의 자격이 충분하다. 개발 환율 세계 금융안전망 등이 주된 화두가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이 녹색 성장이라는 의제를 강력하게 주장했으면 한다. 한국은 이미 저탄소 녹색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국가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이 방식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대안이 될 거라고 본다.”

―앞으로 G20 정상회의가 국제사회의 대표 모임으로 자리 잡기 위해 어떤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보는지….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사항을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이행의 구속력을 높여야 한다. 둘째, 단기간 회의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회원의 요구와 국제 상황에 대응할 수 없으므로 상시적인 회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아세안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이해를 반영해야 한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지 18년을 맞이했다. 경제 정치 인적 교류뿐 아니라 드라마를 통한 문화적 교류의 파급력은 대단하다고 들었다.

“요즘 베트남에서 사람들이 처음 만나 하는 말이 ‘너 어제 (한국 드라마) 뭐 봤니?’다. 베트남이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한국 드라마가 큰 역할을 했다. 가족 간의 유대감과 사람 사이의 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주몽’ ‘천추태후’ ‘대장금’ 같은 사극을 좋아한다.”

―한국도 수주 경쟁에 참여했던 베트남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일본과 러시아가 참여하기로 결정됐다.

“베트남은 발전을 위해 더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향후 10년 이내에 최소 7, 8개의 원자력발전소를 만들기로 했다. 러시아와 일본과는 오래전부터 이번 건에 대해 얘기해왔고 계약을 체결했다. 터키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수주하는 한국도 앞으로 참여하길 기대한다.”

―한국의 G20 개최를 어떻게 보는지….

“한국은 베트남에 ‘걷고 싶은 길’이다. 30년 전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한강의 기적’(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함)을 이뤄냈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까지 열게 됐다. 베트남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는 따라하고 싶은 모델이 아닐 수 없다. 뭘 하든지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한국의 정신을 본받고 싶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쩐쫑또안 주한 베트남대사

△1952년 베트남 하노이 출생 △1975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립대 석사(철학 전공) △1992∼1995년 주인도 베트남대사관 공사참사관 △1996∼2000년 외교부 경제부 국장 △2003∼2004년 태평양경제협력회의(PECC) 베트남 정부위원회 부회장 △2005∼2006년 싱가포르 주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국 이사 △2010년 3월∼ 주한 베트남대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