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위장계열사 통해 돈세탁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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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명의 광양예선-계열사간 돈거래 반복 드러나
농협의 1586억원 ‘특혜 대출’說도 수사대상 올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29일 임병석 C&그룹 회장이 광양예선 등 위장계열사 간의 잦은 대여금 거래 등으로 비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광양예선은 C&그룹에는 속해 있지 않지만 임 회장이 자신의 형 임모 씨를 내세워 운영한 곳으로 알려진 예인선 운영업체다. 임 회장은 이 업체로부터 재무상황 등에 대한 일일보고를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이 회사의 전 사장으로부터 10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회사가 2008년까지 자회사였던 서해선박에 매년 10억여 원을 빌려줬다 돌려받는 일을 반복하고, 종업원 6명에게 수억 원을 빌려주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관리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 밖에 2007년 연매출이 1억 원 정도의 계열사인 남부IND에 C&구조조정이 500억 원을 빌려줄 때 C&우방 등이 650억 원의 지급보증을 서고, 농협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C&중공업이 짓는 백화점 신축비용 500억 원 등 1586억 원을 특혜 대출해줬다는 의혹도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임 회장은 C&그룹을 ‘점 조직’ 형태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계열사의 담당직원이 주요 내용을 직접 회장에게 보고하고 그 자리에서 지시를 받는 일이 많았다는 것. 특히 C&그룹은 임 회장과 소수의 측근만 그룹 전체의 재무·회계구조를 알 수 있고 계열사에서는 자금 흐름을 알 수 없는 회계시스템을 운영해왔고, 이 때문에 외부 영입 임원들이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되자 그만두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임 회장은 2004년 이후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일일보고를 취합하는 일을 비서실에 맡기고 C&그룹 내에 ‘재정전략스태프’ 등을 둬서 각 계열사의 재무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C&그룹 관계자는 “중요하지 않은 일일보고는 회사 내부망에 올려져 모든 임직원이 함께 볼 수 있었지만 임 회장이 금융브로커 김모 씨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은 2006년과 C&우방 노동조합이 임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반대하던 2008년 서버를 포맷해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D일식당이 주된 접대장소였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임 회장의 누나가 경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식당은 4개월 전에 문을 닫았지만 2007년까지는 주차할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이었다고 한다. 식당 주변 주민들은 “주로 옛 여당 국회의원들이 다녀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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