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친환경 야심작 ‘미래형 3총사’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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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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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아침은 뿌옇다. 해안에 위치해 습기가 많은 데다 가파른 경제 성장과 더불어 자동차 배기가스를 포함한 각종 대기오염 물질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 예상되는 중국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1770여만 대. 2000년 200만 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동안 8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날로 환경이 악화되는 중국으로선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중국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제시한 해답은 전기차 ‘시보레 볼트’와 수소연료전지차 ‘시보레 에퀴녹스’다. 볼트는 다음 달 양산에 들어가고, 에퀴녹스는 2025년경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오후 중국 저장 성에 위치한 나인드래건 리조트 일대에서 볼트와 에퀴녹스를 타고 달려봤다.》

○ 시보레 볼트- 시속 100km까지 9초면 ‘OK’

볼트는 100%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이지만 1.4L 가솔린 엔진도 장착돼 있다. 전기만으로 60여 km를 달릴 수 있고 배터리가 방전되면 가솔린 엔진의 발전기가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충전소에 들를 필요 없이 계속 주행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약 9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성능이다.

실제로 볼트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할 때 성능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최대 출력 150마력이라는 수치가 보여주듯 가속페달을 밟자 오르막길에서도 시속 120km 정도까지 쉽게 도달했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차체의 흔들림이 크지 않아 안정감도 있었다. 여기에 다른 전기차에서 들리는 소음도 거의 없었다.

계기판에는 배터리로 갈 수 있는 거리와 가솔린 엔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각각 표시됐다. 주행 도중 배터리가 방전되자 운전대 옆 계기판 화면의 에너지 흐름도에 엔진그림이 추가되고 엔진에서 배터리를 거쳐 모터로 향하는 전기 흐름도가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모터로 차량이 구동됐기 때문에 운전 중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다.

GM 관계자는 “볼트를 2007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형태로 선보인 뒤 꾸준한 개발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며 “다음 달 양산에 들어가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 시보레 에퀴녹스- 영하 25도에도 끄떡없어

시보레 에퀴녹스는 수소연료를 활용해 공해물질 없이 수증기만 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160km다. 제로백은 12초. 여기에 초기에 개발된 연료전지 차량들과 달리 영하 25도에서도 시동 및 운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시속 30km에서 시속 60km 정도로 달려 보니 전기차인 볼트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도심 주행용 차량으로 손색이 없었다. 오르막으로 돼 있는 직선 코스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이 부족했다.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한 곳에서 차체가 많이 흔들렸고, 가속페달이 민감해 살짝만 밟아도 차가 급하게 움직였다.

GM은 현재 미국에서 에퀴녹스를 100여 대 만들어 기업을 대상으로 3개월씩 시범 운행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GM 관계자는 “이르면 2015년에는 초기 상용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개발을 시작하면 2025년에는 완전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기술개발과 비용절감을 위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래형 전기차 ‘EN-V’- 운전대 안 잡아도 알아서 ‘척척’

이날 GM은 앞으로 20년 앞을 내다본 도심형 자동차인 2인승 콘셉트카 ‘EN-V’도 선보였다. 2륜 전기차인 EN-V는 도시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피하기 위해 기존 차량의 3분의 1 수준으로 무게와 크기를 줄였다. 여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차량 간 교신, 거리측정 센서 등을 통해 운전자가 차량을 운전하지 않아도 자동 운전이 가능하다.

각기 다른 3가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EN-V는 캡슐처럼 생긴 문을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려 탑승한 뒤 패드를 이용해 두 손으로 가속과 제동, 방향을 조절한다. 하지만 모양과 성능이 아직 자동차라기보다는 골프장 카트나 놀이동산용 장난감 차량에 가까워 보였다. 최고 속도는 시속 40∼50km. 1회 충전으로 최장 40km를 주행한다.

마이크 알바노 GM 해외사업부문(GMIO) 상무는 “EV-N는 자동 운전을 통해 장애인과 노인까지 배려한 차량”이라며 “앞으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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