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리아]녹십자, 토종기술로 만든 혈우병 약… 미국 이어 세계 2번째 기염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R&D 70%가 고부가 생물의약품… 수출-글로벌 제약사 발돋움 쑥쑥


최근 세계적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으로 대표되는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 생산설비 지속 투자-신약개발 박차

녹십자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의 70% 이상이 항체를 비롯한 생물의약품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생물의약품의 특성상 생산시설의 지속적인 개선과 확충은 자체 개발한 생물의약품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녹십자는 최근 몇 년간 생산설비의 증강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녹십자는 1967년 창립한 이래 신갈 공장에서 생물의약품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수준의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2005년 공장 신축 작업을 진행했고 2008년에는 재조합단백질, 혈장분획제제는 오창공장으로, 백신은 화순공장으로 각각 이전했다.

이후 녹십자는 글로벌 수준 제품 개발과 해당 제품의 해외 수출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다.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승인 받은 혈우병A 치료제 ‘그린진 에프’가 대표적인 예.

그린진 에프는 녹십자가 2008년 개발해 품목허가를 승인 받은 ‘그린진’의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미국에 이어 2번째, 제약업체로는 박스터, 화이자에 이어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다.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란 제조 공정과 최종 제품 모두에 알부민과 혈장단백이 포함되지 않은 의약품을 뜻한다. 이는 최근 동물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제약계의 세계적 추세에 발맞춘 것. 녹십자 측은 “그린진 에프는 최종원액을 제조할 때 알부민 대신 아미노산 3종류를 대체 사용한 무(無)알부민 제품으로 보다 안전하다”며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A형 혈우병 치료제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 약 56억 달러. 그 중 유전자재조합 제품이 41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국, 인도, 아시아를 비롯해 러시아, 브라질에도 진입해 향후 10년 내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할 계획”이라며 “선진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신주권’ 키워 10년 내 세계 50대 제약기업으로

혈액제제와 함께 녹십자의 대표 상품을 이루는 것은 백신이다. 녹십자는 유행성 계절 독감 백신을 국산화한 데 이어 지난해엔 신종인플루엔자A 백신 개발로 국가적 위기 극복에 성공적으로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녹십자는 향후 조류독감(AI)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대비한 AI백신의 임상 1상도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는 세포배양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녹십자 측은 “동물세포를 이용해 생산되는 인플루엔자 백신은 유정란 유래 백신보다 생산기간이 절반 정도 짧다”며 “전염병의 대유행시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녹십자는 지난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두백신을 개발한 바 있는데 이 세포배양 방식을 업그레이드해 조만간 3조 원 규모의 세계 수두백신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대부분의 백신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녹십자의 백신은 모두 녹십자의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것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며 “개발이 완료돼 백신 원액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되면 백신주권 확보 및 자급자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앞으로 10년 내 매출액 2조5000억 원의 세계 50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약 700억 원을 투자해 연구소를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2012년에 완공될 이 연구소에 백신과 재조합 단백질, 항체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생산 시설을 모두 갖출 예정”이라며 “신제품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