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강국의 길/유한양행]벤처들과 협업 네트워크… 신약 23종 개발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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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대표
이정희 대표
유한양행은 최근 바이오연구회사인 제노스코와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전체 폐암 환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두 회사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7월. 당시 유한양행은 제노스코로부터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를 차단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원리의 후보 물질을 사들였다. 물질 구입에서 시작한 협업이 신약 공동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을 위해 여러 회사와의 협업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협업의 방식은 다양하다. 기술력이 있는 벤처회사로부터 신약 후보 물질을 사들여 임상시험을 진행해 신약으로 발전시키거나 약의 효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이전받는다. 때로는 합자회사를 세우기도 한다. 유한양행 측은 “해외 대형 제약사보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은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여러 파트너사와의 협업은 국내 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해부터 양적 질적으로 이 협업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바이오벤처회사인 제넥신의 hyFc 기술을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 5종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 기술은 바이오의약품이 몸 안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준다. 합성신약에 비해 약효의 지속 시간이 짧은 바이오신약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이다. 유한양행은 2014년 처음 이 기술을 도입했고,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파트너사와 한번 손을 잡으면 협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 유한양행의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2009년 10월 엔솔테크(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후보 물질을 사들인 후 전임상실험을 거쳐 현재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이 신약 후보 물질과 기술을 해외 제약사에 수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단계의 신약 후보 물질을 사오기도 하고 그것의 가치를 높여 팔기도 하는 다각적인 협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회사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올 3월에는 미국 바이오회사인 소렌토와 합자회사를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회사와의 협업은 향후 세계 시장 기준에 맞는 신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유한양행은 2014년 매출 1조82억 원을 올리며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연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 첫 ‘1조 제약클럽’에 가입한 회사답게 혁신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도 1조1209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1926년 창립된 유한양행은 다음 달 창립 90주년을 맞는다. 창립 100주년이 될 때까지 향후 10년 동안 세계가 인정할 만한 혁신신약 연구를 내놓겠다는 목표가 세워져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신약 개발 프로그램은 모두 23종. 합성신약과 바이오신약이 11종씩이며 천연물신약이 1종이다.

유한양행의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는 일제강점기 때 ‘건강한 국민만이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회사를 세웠다. 창업 정신을 기반으로 유한양행은 ‘가장 좋은 상품의 생산’을 주요한 경영 철학으로 삼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제약회사가 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면 제약회사로 볼 수 없다. 신약 개발이 우리 회사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 가겠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유한양행#신약#바이오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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