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회복론 ‘5가지 주장’ 근거는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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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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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내년 공급 14만채 급감… 주택수요 못따라가
②전세금 상승이 매매가보다 1, 2개월 선행 ③거래량 증가-주택가격 상승 동조화 예상
④초저금리 장기화… 유동자금 유입 가능성 ⑤지방 분양시장 기지개… 수도권 확산될듯

“지금이 바닥일까?”

지난해 10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이후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은 지 1년. 이제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조만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지난달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매매가 변동률이 수개월 만에 하락세를 면한 것 등이 기대감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지표들이다. 부동산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근거를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 주택 공급 감소와 전세금 상승

먼저 수요보다 공급이 적다는 근거를 토대로 가격이 오른다는 주장이 나온다.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2007∼2008년 공급물량을 늘린 탓에 내년부터는 공급량이 줄어든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연간 입주물량은 지난해 27만8117채, 올해 30만6972채에서 내년과 2012년에는 각각 16만3325채와 13만1003채로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전세금이 많이 오르고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50%를 넘자 매매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1, 2개월 선행한다고 본다. 따라서 최근 전세금 상승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고한다는 주장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금은 9월부터 치솟기 시작해 매주 0.2∼0.3% 상승했으며 이 영향으로 올해 3월부터 하락하던 매매가도 8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 거래량 증가, 저금리, 기대심리

정부의 8·29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이 약간이나마 늘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의 근거로 작용한다.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하면 집주인들은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고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매수인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면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량과 가격이 동조화현상을 보이게 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9월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는 3만3685건으로 8월 3만1007건보다 8.6% 증가했다.

또 3년 만기 국고채 실질금리는 8월 연 1.13%에서 9월 연 ―0.12%로 급락했다. 실질금리는 국고채 금리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수치.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인 연 2%대로 추락해 돈을 맡기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상황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 추석 이후 부산 대구 등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활발해지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입주물량이 집중됐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최근 미분양 물량이 조금씩 해소됐다. 이를 놓고 지방부터 시작된 상승 기대감이 서울과 수도권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보다는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시장을 바라보는 기대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 “가격 회복 미미할 것”

하지만 부동산시장 회복에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많이 줄어들고 요즘 수도권 시장에서 악성 매물들이 소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닥을 다지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면서도 “지금도 부동산 가격이 비싼 수준이기 때문에 회복되더라도 여전히 침체기에서 조금 올라가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저금리로 인해 넘치는 유동자금이 위험 자산으로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아직은 기대심리가 취약한 상태여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갈 여지는 적다”고 분석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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