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기만큼… 뜨거운 ‘무제한 데이터요금’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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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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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이르면 이번 주부터 월 5만5000원 이상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하면 데이터통화를 아무리 많이 써도 추가요금을 받지 않는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시작한다. 1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이 회사의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방송통신위원회 인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하장용 네트워크부문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국 면적의 1%밖에 커버하지 못하는 무선랜(WiFi)과 달리 공간 제약 없이 이동하며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안정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무제한 데이터요금제를 8월 한 달 동안 사용한 데이터통화에 대해서도 소급해 적용할 계획이다.

○ SK텔레콤과 KT의 팽팽한 신경전

데이터통화는 한때 많게는 통화료를 수백만 원까지 나오게 했던 ‘요금폭탄’의 주범이었다. 지난해 말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요금이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최근까지도 월 1GB(기가바이트) 등의 용량 제한 때문에 이를 모두 사용한 뒤에는 비싼 요금이 부과되는 단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멜론’이나 ‘유튜브’ 등 데이터를 많이 쓰는 음악이나 동영상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즐기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무제한 요금제가 도입되면 이런 서비스도 대폭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시장의 경쟁자인 KT는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를 “무늬만 무제한”이라며 비판해 왔다. SK텔레콤이 통신망에 부하가 걸릴 경우 동영상 감상 등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 부문장은 이날 이런 지적에 대해 “실제로 제한이 걸려 동영상을 볼 수 없게 되는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의 0.01%에도 안 될 것”이라며 “예고 없이 열리는 대형 이벤트나 통화량이 급증하는 매년 마지막 날 밤 12시 무렵 외에는 통신망 부하를 느끼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전략의 차이

이런 신경전이 벌어지는 이유는 두 회사의 서로 다른 견해 때문이다. KT는 전국에 깔린 초고속인터넷 통신망이 SK텔레콤의 유선통신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유선망 신호를 무선으로 바꿔주는 값싼 장비인 무선랜(WiFi)을 많이 설치해 가입자가 이를 무료로 쓰게 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유선통신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무선통신망 투자를 늘려 이를 무제한으로 쓰게 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이 KT를 따라하려면 유선망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 부문장은 “기존의 무선통신망에 ‘데이터통화 전용회선’을 도입하고 ‘펨토셀’이라는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되는 값싼 초소형 휴대전화 기지국 기술도 도입해 무선인터넷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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