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드는 ‘코스닥 무용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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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코스피 6% 오를때 7.22% 하락… 7곳 퇴출심사중

상승 추세로 돌아선 코스피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계속 추락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소, 벤처기업 위주인 코스닥 상장사들과 대기업 간의 실적 양극화 역시 뚜렷해 ‘코스닥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6.00% 오르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7.22% 떨어졌다. 연초 530 선에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5일 476.47로 내려앉았다. 또 올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연간 순이익은 4조 원으로 추정돼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이 침체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불안정한 수급이 꼽힌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코스피시장 투자를 늘리는 대신 코스닥시장에서는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기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6월 658억 원, 7월 2398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최근 국내 증시가 종목 장세를 보이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등 코스피 대형주가 장을 주도하다 보니 이렇다 할 종목이 없는 코스닥시장의 부진이 한층 더 심해진 것.

주식형펀드 환매 압력이 가중되면서 운용사가 단기 주가 변동성이 큰 코스닥 종목을 중점적으로 판 것도 악재가 됐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NHN, 엔씨소프트 등 최근 몇 년간 코스닥시장을 이끌던 주요 종목이 코스피로 떠나면서 코스닥 투자 매력도가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허위공시와 횡령, 배임 등이 자주 일어난 것도 코스닥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핸디소프트, 인네트, 엠씨티티코어는 횡령 혐의가 확인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거래가 중단된다. 지난달에는 브이에스에스티, 엔터기술 등이 실질심사를 받는 등 최근 한 달 동안 횡령, 배임으로 실질심사 및 잠재심사 대상이 된 상장사가 총 7곳에 이른다.

시장에서 쫓겨나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2008년 23개사였던 상장폐지사는 2009년 65개사, 올해 7월 현재 57개사다. 3월 퇴출이 유예됐던 시가총액 4000억 원의 네오세미테크 역시 2일 대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승과 대외 호재에 따라 하락폭이 완화될 수는 있지만 코스닥시장의 하락 추세가 하반기에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믿음이 불안한 데다 시장 자체가 흔들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는 어렵다”며 “근본적으로는 시장가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성장이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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