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중화땐 ‘바다’진가 발휘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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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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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첫 출시 ‘웨이브폰’ OS 개발 이호수 삼성전자 부사장

2006년 IBM서 스카우트 돼 독자 SW 개발계획 총괄
고급-보급형 OS 맞춤개발 신흥시장 집중 공략 추진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첫 휴대전화 플랫폼인 ‘바다’의 개발을 주도한 이호수 미디어솔루션센터장과 바다가 들어간 첫 휴대전화 
‘웨이브’(왼쪽). 웨이브는 유럽시장에 먼저 선보인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첫 휴대전화 플랫폼인 ‘바다’의 개발을 주도한 이호수 미디어솔루션센터장과 바다가 들어간 첫 휴대전화 ‘웨이브’(왼쪽). 웨이브는 유럽시장에 먼저 선보인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사람들이 바다로 몰려간다. 해변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백사장에 버린다. 일부는 모래 속에 휴대전화를 묻는다. 그리고 바다를 바라본다. 커다란 파도(웨이브)가 치더니 바닷가에 ‘바다’ 운영체제(OS)가 들어간 휴대전화가 나타난다. 그리고 “2010년 5월, ‘바다’로부터 모두를 위한 ‘웨이브’가 온다”는 메시지가 뜬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웨이브(GT-S8500)’의 유럽 TV 광고 내용이다. 여기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OS ‘바다’가 들어갔다. 삼성 측은 ‘웨이브’폰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지역에서 먼저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국내에는 7, 8월경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OS 바다의 개발을 주도한 사람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호수’다. 바다를 처음으로 적용한 웨이브폰의 유럽 출시를 계기로 최근 삼성전자 이호수 미디어솔루션센터장(부사장·58)을 만났다.

○ 스마트폰의 대중화 위해서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회사다. 소프트웨어와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함께 만드는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삼성전자는 맘고생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 바다를 개발하는 데 대해서도 ‘하드웨어 회사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겠느냐’ ‘너무 늦었다’ ‘안드로이드에 집중하라’ 등의 갖가지 참견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부사장은 바다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의견을 일축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바다를 개발하는 이유는 단순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격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흥시장과 저개발 국가에 스마트폰을 많이 팔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대중화하는 데 바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이다. 휴대전화는 가장 개인화된 정보기술(IT) 기기다. 이동통신 사업자의 요청이 다양해지면서 맞춤형 전화기를 내놓는 게 갈수록 중요해지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같은 다른 회사의 OS로는 저가 시장에 스마트폰을 팔 때 맞춤형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각 휴대전화의 성능에 맞게 바다의 버전을 프리미엄과 보급형 등으로 나누어 다양한 스마트폰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판매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30%에 바다 플랫폼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어설프게 하지 않겠다”

이 부사장은 주위의 우려에 대해 “결코 어설프게 대응하지 않겠다”며 “아직은 모자란 점이 있지만 1년 안에 (스마트폰 경쟁자들과) 최대한 격차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부사장은 우선 개발자들이 편하게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궁합’을 위해 세심한 최적화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도 상당히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웨이브폰 출시와 함께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삼성앱스’를 세계 80여 개국, 100여 개 사업자로 확대하겠다는 발표가 대표적인 예다.

이날 유럽시장에 선보인 웨이브폰은 해외 주요 사이트의 e메일,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정보를 통합 관리해 사용할 수 있는 ‘소셜 허브(hub)’ 같은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또 일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보다 선명한 3.3인치 ‘슈퍼 아몰레드’ 화면을 채용했고 근거리 통신기술인 블루투스 3.0도 지원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이 부사장은 20년 동안 미국 IBM 왓슨연구소에서 일한 뒤 2006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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