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자들은]부동산 하락 - 펀드 환매 바람에 ‘방향 찾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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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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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일본 전철 밟나”
보유자산 처분 문의 잇따라
원금 도달한 펀드 환매 러시
주식 투자비중 오히려 늘려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자산시장의 가격 하락으로 고민하던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많은 자산가가 그동안의 손실도 상당부분 만회했고 일부 투자 상품은 이익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최근의 시장은 유럽발 국가부도 위험,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 다양한 리스크가 잠재돼 있고 변동성이 매우 커 투자자들은 앞으로 시장 움직임에 확신을 못하고 있다. 최근 상담한 자산가들도 이러한 국제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부동산과 주식시장 전망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 관망세 속에 불안한 부동산시장

자산가들이 요즘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역시 부동산시장 전망이다. 최근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거래가 부진하다. 일부 지역은 급매물이 늘어나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과거 가격 상승폭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폭도 크다. 일부에서는 1990년대 일본처럼 장기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이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도 늘고 있다.

많은 자산가가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 가격이 거품은 아니더라도 소득수준 등에 비춰 무척 높은 수준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추가적인 가격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일부에서 우려하는 큰 폭의 가격하락에 따른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가계부채가 우려할 수준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금융회사의 대출건전성이 유지되고 있고 대출비율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또 정부도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을 펴고는 있지만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한 시장의 혼란을 방관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도 작용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과거와 같은 큰 폭의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고 물가수준 및 경제성장률 정도의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앞으로 금융자산 비중 커질 것


자산가들이 부동산 다음으로 관심을 갖는 곳은 역시 주식시장이다.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1,700대에 이르자 투자 원금 수준에 도달한 펀드에 환매가 집중돼 매주 2조 원 이상의 돈이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펀드 투자의 손해가 커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원금 수준에 이르자 펀드를 정리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반면에 외국인투자가들은 주식매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자금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업 실적도 좋아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외국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 전망도 밝게 보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원금 수준에 도달한 펀드를 환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려갈 필요도 있다. 한국 자산가들의 자산보유 비중은 부동산이 70%이며 주식 예금 등 금융자산이 30% 정도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부동산 투자비중은 줄고 증시의 투자비중이 늘어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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