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디자이너 英로저 딘이 말하는 ‘창의성의 기술’
“다섯살 꼬마도 아이디어는 낼 수 있어”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로저 딘 씨는 “서울과 한국은 무척 아름다운 곳이고 영국에서 본 삼성, LG의 상품 디자인은
‘월드클래스’급이었다”면서도 “사람의 혼을 배제하고 기능에만 치중하는 건축이나 상품 디자인이 현대 디자인의 문제”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삼성디자인학교(SADI)
“다섯 살 꼬마도 ‘달에서 산다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쉽게 실행하진 못한다. 창의성은 아이디어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실행력에 달려 있다.”
영국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로저 딘 씨(66)는 지난달 말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의 요건으로 실행력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찾지만 정작 이를 현실화하는 실행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예스’ ‘유라이어 힙’ 같은 록 밴드의 앨범 커버와 ‘테트리스’ 게임의 로고 등을 디자인해 명성을 얻었다. 동양화풍의 신비스러운 산과 바위 풍경, 날아다니는 용 등 몽환적인 작품 세계로도 유명하다. 최근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 영화 ‘아바타’가 그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
“모든 아이디어는 내 안에 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조용한 곳에서 심사숙고할 때 아이디어가 나온다. 내 작품을 ‘판타지’라고 하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나무, 동물 등은 모두 실재하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곳에 있는 5마일 내의 나무를 실제로 그린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산과 바위, 미국의 사막 등을 조합해서 표현한 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 ‘판타지’로 보일 뿐이다. 그리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한다. 빈 도화지를 오래 바라보면 각 대상을 어떻게 배치해야 좋을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실행 능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글의 침팬지가 ‘아인슈타인의 두뇌’를 가졌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누구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도 없고, 책을 쓸 수도 없다. 오히려 엄청난 고뇌를 이기지 못해 정신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아이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이 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어의 가치가 평가되고 현실화된다. 아이디어를 기술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기술을 아이디어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기술이 있으면 아이디어를 서로 나눌 수 있고, 지식이 있다면 아이디어에 의미를 담아 본인이나 다른 사람이 이를 실행하도록 만들 수 있다. 예술가들의 언어는 최대한 단순해야 한다.”
―노력하면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인간은 모두 창의성을 갖고 태어난다. 자라면서 이 창의성이 억압될 뿐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려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필요는 없다. 노력할수록 더 어려워진다. 창의성을 억누르는 장애만 없애면 된다. 내 창의성의 철학은 ‘정신은 깨어 있되 한곳에 매몰되지 말라’는 것이다. 예컨대 계단을 뛰어 내려갈 때 발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하면 넘어진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내려가면 다른 사람과 부닥쳐 쓰러질 수 있다. 개인적으론 머리가 복잡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할 때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정 노력을 하려면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기술을 배우고 연습해라. 반복해서 그림을 그리고, 특정 주제를 공부하는 식이다. 작가에게 드로잉은 중요하다. 일종의 국제 언어이며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머리에 있는 것, 내 안에 있는 것을 손으로 끌어내 표현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창의성이 떨어지는가.
“나는 거꾸로 생각한다. 경험이 많을수록 인생을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다. 경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인생의 다양한 면을 안다는 것이다. 더 많은 것을 고려하고 어떤 노력과 에너지를 투입해서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안다.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딘 씨는 여름철엔 오전 4시에 일어날 정도로 ‘아침형 인간’이다. 일의 능률이 오르는 아침시간에 대부분의 중요한 일을 처리한다. 개를 데리고 반드시 아침 산책도 한다. 오후에는 짬짬이 낮잠을 자며 머리를 식힌다고 한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4호(2010년 4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직원들이 혁신 주도했을때 성과 향상 뚜렷(27325230.1)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A.T.Kearney Report/성공 마케팅을 위한‘Go-to-Market’ 전략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제품과 채널, 고객이다. 스타벅스는 창업 초기 우수한 ‘제품’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했다. 감성적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고품질의 커피와 분위기 있고 사교적인 공간을 제시해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스타벅스는 성장을 위해 ‘채널’에 집중했다. 신규 지역에 공격적으로 점포를 열었고 식료품 가게나 자판기 등 새로운 채널을 개발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되자 스타벅스의 실적이 악화됐다. 마케팅의 세 가지 요소 중 순차적으로 두 요소(제품과 채널)에 집중해 성장해온 스타벅스는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회사 전체의 목표와 마케팅의 방향성을 일치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 ‘GTM(Go-to-Market)’ 전략 관점에서 스타벅스의 고민 해결책을 모색해봤다.
이물질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온갖 면역체계를 동원해 그것을 제거하려고 한다. 감기 바이러스 같은 작은 생명체가 침입해도 온몸에서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것 또한 이런 이유에서다. 예외가 하나 있다. 여성만이 겪을 수 있는 ‘임신’이라는 경험이다. 철학자 뤼스 이리가레이는 여성의 몸이 자기 안에 다른 생명체가 자라도록 관용하는 특수성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여성은 타자와 공존할 수 있는, 혹은 차이를 견뎌낼 수 있는 특유의 감수성을 길러낼 수 있다. 창의성이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올랐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이질적인 요소가 결합할 때 생겨난다. 따라서 창조적 조직을 만들려면 서로 다른 문화, 이념, 배경, 지식의 공존이 반드시 필요하다. 철학자 이리가레이가 전하는 공존의 지혜를 자세히 소개한다.
천하통일을 이루기까지 진시황이 보여준 리더십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치밀한 준비와 시기를 놓치지 않는 냉혹한 결단, 필요에 따라 자신을 굽힐 줄 아는 유연한 전략적 두뇌,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을 물리력이 아닌 심리적으로 파고드는 독수, 어느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진시황의 리더십은 그의 강인한 의지와 맞물려 천하통일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그의 나이 39세, 인생의 절정기에 통일을 이룬 후 진시황의 리더십에 서서히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토록 탁월했던 진시황의 리더십이 왜 변질됐으며 거대한 제국은 왜 쉽게 몰락하고 말았는지 심층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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