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전세 끼고 내집 마련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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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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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 43m², 매매 2억3000만원 ― 전세 1억6500만원=6500만원

1년간 전세가 크게 오르면서
매매가 근접 아파트 늘어나
“대단지-역세권 매물 골라야”

《최근 전세금이 크게 오르자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방안이 ‘내 집 마련’의 한 방법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세가가 매매가에 근접할수록 실제로 마련해야 하는 돈은 줄어든다. 최근 전세가 급등으로 인해 지난해 총부채상환비율(DTI)대출 규제 확대로 자금줄이 끊긴 수요자로서는 전세금 정도의 돈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측은 “특히 최근 1년간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아져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의 비용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 1억 원 미만으로 서울에 집 장만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특히 높은(40% 이상) 곳은 지난해 2월 21일 기준 서울에서 10곳이었으나 이달 22일에는 18곳으로 늘었다. 특히 서울 강남, 용산, 강동, 송파 등 지난해 20%대에 머물던 지역의 전세가율도 올해 들어 30% 수준으로 올랐다. 스피드뱅크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이들 지역에서 잘만 고르면 1억 원 미만으로 서울에서 집을 장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상복합 ‘대우디오빌’의 경우 공급면적 52.89m²형의 평균 매매가는 1억9250만 원. 여기서 평균 전세가(1억2500만 원)를 빼면 약 6750만 원에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매매가 2억3000만 원인 서초구 서초동 ‘더 샾 서초’(공급면적 42.97m²)의 전세가는 1억6500만 원. 이곳 역시 약 6500만 원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다.

이 밖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할 경우 서대문구 냉천동 ‘동부센트레빌’(79.33m²)은 1억6500만 원, 홍제동 ‘삼성 래미안’은 6000만 원, 서초구 ‘삼성쉐르빌2’는 7500만 원에 구할 수 있다.

○ 유망 지역에 투자할 경우 재테크 효과도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학군 수요가 많거나 지하철 개통이 예정된 지역에서 잘 골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면 안전하게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방법으로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가 추천하는 대표적인 인기학군의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효성 아파트’.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76m²형 매매가는 4억7500만 원이지만 전세가가 2억2000만 원이어서 전세를 끼고 2억55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1999년 9월에 입주한 이 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분당선 한티역을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롯데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있고 휘문중, 휘문고, 단대부고 등 학군도 좋아서 전세 수요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닥터아파트 측 설명이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 그린 2차’ 역시 96m²형을 전세 끼고 약 1억6759만 원에 장만할 수 있는 아파트. 지하철 5호선 명일역과 고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홈플러스, GS마트, 방죽공원을 비롯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단지 내에 위치한 고명초등학교를 비롯해 명원초등, 배재중, 배재고, 명일여고 등 학군도 좋다는 평가다.

이 밖에 양천구 목동 ‘현대아이파크’, 평촌신도시 범계동 ‘목련 우성 5단지’ 등이 편의시설과 학군이 좋아 투자처로 꼽힌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용인시 동천동 ‘현대홈타운2차’, 남양주시 평내동 ‘효성타운’, 안산시 선부동 ‘군자주공12단지’ 등을 지은 지는 오래됐지만 재테크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살 만한 집으로 추천했다.

○ 비교적 새 아파트 골라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장 입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신혼부부나 가점이 낮아 신규 청약이 어려운 ‘갈아타기’ 수요자들에게 전세를 끼고 집을 살 것을 권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입한 주택의 전세기간이 만료된 뒤 기존 집을 팔거나 전세금을 받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높은 전세가 비율이 덫이 될 수도 있다. 조민이 팀장은 “전세가율이 높다는 말은 반대로 매매가가 잘 오르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고 설명했다. 구매 가치가 낮기 때문에 사람들이 해당 지역에 집을 구입하기보다는 잠시 전세로 살려고 해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 팀장은 “가급적 새 아파트, 대단지, 역세권 등의 요소를 갖춘 곳에서 매물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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