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 11월 美중간선거 직후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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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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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비 美상의 아시아 총괄부회장 인터뷰

“일자리-美경기회복에 필요… 오바마, 비준 의지 밝혀
한-EU FTA 먼저 발효땐 美기업 타격 너무 잘알아”

태미 오버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총괄 부회장은 “미국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부양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며 올해 한미 FTA 비준을 낙관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태미 오버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총괄 부회장은 “미국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부양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며 올해 한미 FTA 비준을 낙관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미국경제 회복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시행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출사표를 분명히 던졌습니다. 문제는 적절한 타이밍인데 11월 중간선거 직후에 기회의 창이 열릴 것입니다.”

백악관이 내려다보이는 워싱턴 시내 미국상공회의소 집무실에서 16일 태미 오버비 아시아담당 총괄부회장(52·여)을 만났다. 오버비 부회장은 14년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를 지내는 등 한국에서 21년을 지냈고 현재는 한미재계회의 대표로서 한미 양국의 정치 및 경제상황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양국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양국의 협상가들 역시 FTA 의회 비준을 가능하게 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이다.

“미국은 7000(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 대수) 대 60만(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 대수) 이라는 두 개의 숫자를 잘 알고 있다. 양국이 서로에 수출하는 자동차 대수다. 하지만 이 숫자는 금세 바뀔 것이다. 이달 말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이 문을 열고 현대자동차가 앨라배마 공장에서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객관적 사실보다는 인식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양국 간에 심각한 무역역조가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무역이 오히려 일자리를 아웃소싱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많다. 양국의 재계가 할 일이 많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EU)이 한국시장을 잠식하기 전에 한국에서 무역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한국시장에서 미국과 EU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에어버스, 방위산업, 고속인터넷 등의 분야에서의 경쟁을 감안할 때 EU가 미국보다 먼저 FTA를 발효한다면 타격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오바마 대통령이 알고 있다는 뜻이다. 아시아에서는 동아시아 경제구역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 배제되는 것이다. 행정부는 물론이고 의회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한국으로서는 좋은 전략적 행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달 초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에 다녀왔는데….

“한덕수 주미대사,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 등이 왔다. 한국은 FTA를 통과시킬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시장에 비해 한국의 관세장벽이 더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 미국이 한국보다 시장 개방의 효과를 더 누릴 수 있는 이유다. 한 대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강조했다.”

―한국이 한미 FTA 비준을 너무 재촉한다는 느낌을 갖고 있나.

“아니다. 오히려 한국은 대단한 인내력을 보여주고 있다. 협정이 타결된 것이 벌써 거의 3년 전 일이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화가 났을 것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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