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직장 만들기]일터와 삶터 균형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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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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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근무시간이 가장 긴 나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를 은근히 자랑으로 여기기도 한다. 한국이 초고속으로 발전해 OECD에 가입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장시간의 근무가 한몫을 했다.

하지만 장시간의 근무에 비해 생산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회원국 30개 가운데 22위에 그친다.

국가 차원의 경제발전이 최우선 과제였던 과거에는 장시간의 근무와 낮은 생산성이 큰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가족과 개인생활에 큰 비중을 두는 30대의 직장인에게는 문제가 된다. 30대의 직장인들이 말하는 일과 삶의 균형은 근무시간의 축소와 직장과 개인생활을 구분하는 것이다. 개인생활을 추구하는 이들의 태도는 종종 조직에 대한 충성심 부족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기성세대의 평가야 어찌됐건 대개의 30대 직장인은 일로부터 개인생활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느덧 일과 삶의 균형 측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시대가 됐다. 40대 이상의 관리자는 물론, 30대 직장인들마저도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20대의 생각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20대의 젊은 세대에게는 일과 삶의 균형을 두 가지 삶의 분리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제 막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0대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에 일찌감치 훈련된 세대다.

이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했고 인터넷 화면이 바뀌는 몇 초 동안에도 잡지를 넘겨보는 세대다. 이른바 엄지족이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는 휴대전화 없는 삶을 생각하지 못한다. 부모보다도 통신비 지출이 큰 이 세대는 늘 전화기와 메신저를 켜놓고 산다. 이들은 근무 시간에 가족과 친구에게 문자와 메신저로 소식을 주고받는다. 반면 휴가 중에 스마트폰으로 회사 e메일에 답을 하는 것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이들은 늘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며 일과 개인 생활을 명확하게 구분하지도 않는다.

이런 것들이 젊은 세대들이 종종 인터넷 기업 구글을 꿈의 직장이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다. 애완견과 함께 출근해서 오전 근무를 마친 후, 점심시간에는 탁아소에 맡긴 아기를 찾는 모습. 이것이 젊은 세대가 꿈꾸는 일과 삶의 균형이다.

장시간 근무를 미덕으로 알던 한국의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볼 일이다.

김용성 휴잇코리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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