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IT―자동차―중국―녹색기술 2010 ‘산뜩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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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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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이 말하는 ‘2010 투자기상도’

《2010년 투자 기상도는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가 힘들다. 큰 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제 회복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출구전략 시기 △유가 및 환율 추이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 여러 변수 때문에 향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확신하는 이들은 적다.
그러나 하락장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이 있듯이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도 유망한 투자 대상은 있는 법.
2010년 경제전망 및 투자포럼을 개최한 주요 증권사들로부터 내년에 눈여겨봐야 할 체크포인트와 투자 아이디어를 들어봤다.》

○ 출구전략은 언제

2010년 투자 전략을 짤 때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길 부분은 과연 출구전략 시기는 언제인가 하는 점이다. 증권사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기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늦춰질 듯하다.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회복된 후에야 출구전략 카드를 쓸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 안에 미국 소비가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고유선 경제금융팀장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출구전략은 상반기에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는 저금리와 유동성 환경이 지속되다가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 강도가 약화되면서 주식시장은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올해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가능하게 했던 △원화 약세 △저금리 △저유가 환경이 내년엔 다소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금융 불안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현재 1100원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연평균 환율을 1292원, 내년은 1115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원화가 올해보다 강세로 돌아서서 수출기업들이 마진 압박을 받긴 하겠지만 1000원대의 환율까지는 감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으로 주력수출품목인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기업들이 1000원 이상의 원-달러 환율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글로벌 소비 덕 볼까

올해 주도주였던 IT와 자동차 관련주는 내년에도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2010년에 세계 소비시장의 큰 축인 미국과 중국의 소비가 살아난다면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2010년 전 세계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규모를 올해보다 10.4% 증가한 25조8000억 달러로 추정했다. 교역 규모 증가는 한국 기업의 매출액 성장으로 이어진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IT 신규 주문이 증가하면서 한국의 IT 수출 증가율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역시 신흥시장 및 소형차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올해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한 한국의 대기업들은 내년에도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의 소비회복과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과연 중국의 성장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중국이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가계 소득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의 소비 붐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 많다. IBK투자증권 오재열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가계의 소비 증가로 하이테크, 전자제품의 수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소비로 혜택을 볼 종목으로는 오리온, 롯데쇼핑, CJ오쇼핑이 추천을 받았다.

○ 녹색은 영원한 테마

올해 시장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녹색 관련 업종의 성장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녹색은 테마가 아닌 장기 성장 산업으로 인식되는 분위기. 특히 정부의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집중적으로 육성될 것으로 보이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신성장 동력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 수혜를 가장 많이 볼 업종으로는 건설주가 꼽혔고 주요 종목으로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추천됐다.

새로운 기후협약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코펜하겐 기후협약을 계기로 풍력,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탄소배출권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분야도 유망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코펜하겐 기후협약 이후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이 본격화되고 친환경 그린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투자분석부장은 “코펜하겐 기후협약 이후 온실가스 축소를 위한 제도 및 기술이 대두되고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태양전지, 탄소저감, 2차전지 등 한국의 녹색기술 개발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 이슈와 관련된 주요 추천 종목으로는 LG화학,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희림, 한미파슨스 등이 꼽혔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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