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ED-공작기계 최고” 日바이어들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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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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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끝으로 중단됐던 ‘도쿄 한국부품산업전’ 7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

日기업 1000여곳 사전예약
“얼마에 만들어줄 수 있느냐”
즉석에서 구매 타진 하기도

‘2009 한국부품산업전’이 25일 도쿄 오다이바의 도쿄국제전시장에서 열렸다. 7년 만에 재개된 이번 부품산업전에는 일본 기업 1000여 개사. 3000여 명이 사전 등록하는 등 전례없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25일 공작기계 전시관을 찾은 일본 바이어들이 한국산 부품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번 산업전은 27일까지 계속된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2009 한국부품산업전’이 25일 도쿄 오다이바의 도쿄국제전시장에서 열렸다. 7년 만에 재개된 이번 부품산업전에는 일본 기업 1000여 개사. 3000여 명이 사전 등록하는 등 전례없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25일 공작기계 전시관을 찾은 일본 바이어들이 한국산 부품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번 산업전은 27일까지 계속된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한국 부품기술, 몰라보게 달라졌네요. 주문에 대한 대응도 빨라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25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의 국제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2009 한국부품산업전.’ 일본 바이어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공작기계 전시부스를 서성거리던 한 일본인은 가방에서 도면을 꺼내 보여주며 “얼마에 제품을 만들어줄 수 있느냐”며 즉석에서 타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절삭기계 제조업체 구매담당이라고 밝힌 그는 “한국 공작기계 품질이 이제는 일본 수준만큼 올라온 것 같다”며 “품질 대비 가격을 감안하면 (한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도쿄 한국부품산업전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대일 무역역조를 개선한다는 목표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왔으나 2002년을 끝으로 전면 중단됐다. 당시만 해도 한국 부품소재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아 구매상담 실적이 저조했고 한국의 참가기업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7년 만에 부활한 한국부품산업전은 이전 전시회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우선 이번 전시회에 사전예약등록을 한 일본 기업 수가 1000여 개로 역대 가장 많다. 사전예약 없이 참석하는 기업까지 감안하면 1200개사는 족히 넘을 것이라는 게 이번 대회를 주관한 KOTRA의 전망이다. KOTRA 일본사업단 관계자는 “이전에는 한국이 전시회를 열면 일본 기업들에 참가를 부탁할 정도였다”면서 “이번에는 일본 기업들이 먼저 자료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한국 업체 122개 가운데 일본 바이어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은 유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기와 공작기계 관련 업체들이다. 특히 LED 조명은 최근 일본에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분야다. LED는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로 빛의 밝기와 내구성이 기존 형광등이나 백열등보다 월등히 좋다. 에너지효율이 좋은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든다. 일본의 한 정유업체 구매담당 임원은 “내년 4월부터 일본 기업들도 에너지 사용량을 의무적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주유소 폴사인을 더 밝고 내구성이 있는 LED 제품으로 바꾸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회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한국업체를 찾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LED의 원천 기술은 일본에 있지만 한국 기업들이 이를 재빨리 제품화하면서 LED 관련 정부 인증제가 속도를 내는 점도 한국에 대한 평가가 좋아진 배경이다. 박호진 엔하이테크 사장은 “한국도 LED 인증규격이 이제 막 시작됐지만 일본은 아직 LED 규격이 없어 한국산 LED 부품에 신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만년 일본에서 수입해야 했던 공작기계가 오히려 일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 기업들이 일본인 퇴직기술자까지 고용하는 등 기술축적에 매달려온 덕분이다. 또 최근 엔고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성능 대비 가격 면에서 한국 기업이 우세한 점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공작기계 전시관을 둘러보던 일본 강관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 업체는 제품 디자인 변경을 요구하면 짧은 시일 내에 해내는 놀라운 기술과 재주를 가진 것 같다”면서 “원가절감 압력은 거세지고 품질은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일본 기업에는 당분간 한국이 만든 기계가 대안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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