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유가-환율 출렁일때 ‘멀미’ 줄이는 투자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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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실업률 지표는 10.2%로 예상치를 상회했다. 발표 직전까지 시장에서는 고용지표 개선을 점쳤기에 발표 직후 투자자들의 실망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막상 당일 주식시장은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실업률은 올라갔지만 그중에서 내구재 제조업이나 전문직 분야의 실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여 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동상이몽이었다. 같은 결과를 보면서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내년의 시장 환경을 그림으로 그려 보면 역시 동상이몽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의 양적 완화 정책은 모두 ‘위기 탈출과 경기 정상화’라는 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예상되는 출구전략은 나라마다의 형편과 지향하는 목적에 따라 다른 속도, 다른 방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출구전략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시장은 다양한 영향을 판단하기에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또 경제지표에는 기저 효과, 정책 효과, 양극화 현상이 얽혀 있어 지표 해석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이번 실업률 지표에 대한 해석처럼 동상이몽이 많아질 수 있다. 동상이몽이 많아질수록 시장의 방향성은 혼란스러워져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다. 기업 경영환경 역시 변동성에 대한 노출이 많아진다. 경제지표가 출렁일 때마다 환율과 유가도 출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생변수의 변화에 둔감한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달러당 원화 환율을 놓고 봤을 때 상승이냐 하락이냐의 방향성을 점치면서 대응하기보다는 아예 원-달러 환율 변화에 둔감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과 주가, 유가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볼 때 환율 변화 및 유가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업종을 찾아보면 은행, 인터넷 포털, 보험, 제지, 백화점, 의복, 자동차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외생변수에 둔감하면 이익의 가시성(Earnings visibility)이 확보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앞서 언급했던 환율과 유가에 둔감한 업종 중에서 2010년 이익결정 변수의 가시성이 높은 업종은 은행과 인터넷이다. 은행이나 인터넷 포털 업종의 이익은 경기 여건에 의해 결정된다. 환율의 방향성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방향성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이익결정 변수의 가시성이 확보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은행 업종과 인터넷 포털 업종의 2010년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은 64.7%와 22.2%로 외생변수에 둔감한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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