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株 주춤… 중소형株-코스닥 힘받나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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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외국인 투자자들
저평가株 꾸준한 매수
“블루칩 전략 유지하면서
틈새시장에 관심 가져야”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이 10월 들어 주춤해진 국내 증시의 새로운 상승동력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주도세력으로 떠오르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이 독주했던 시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둘 시기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떠오르는 중소형주와 코스닥

최근 대형주의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3분기까지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던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우량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10월 들어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의 강세가 눈에 띈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코스피시장 대형주 등락률이 ―1.04%인 데 반해 소형주는 0.60%이고 코스피 등락률이 ―0.85%인 반면 코스닥지수는 0.89% 올랐다.

기관투자가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로 일관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선 8일 하루를 빼고는 연일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투자가 역시 6거래일 중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5거래일간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했다. 대형주에 대해 가격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닥 종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우선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가격 측면에서 코스피 대형주보다 유리하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하락폭이 크지 않은 반면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많이 떨어져 그만큼 반등 여력이 큰 상태다.

코스닥기업의 실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앞으로 코스피보다 10%포인트 이상 초과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시가총액 비중은 9.6%로 과거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코스닥기업의 실적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됐지만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틈새시장으로 활용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의 부상은 그동안 쉴 새 없이 상승해온 코스피 대형주가 일시적으로 지지부진한 데 따른 것이지 대형주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중소형주가 랠리를 전개하려면 적당한 규모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최근 매매 규모가 크게 줄어 편입 후 비중 축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대형주뿐만 아니라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도 영업이익이 3분기에 고점을 기록한 뒤 4분기에 둔화될 것이라는 실적 불확실성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변수도 지적된다.

미래에셋증권 정승재 연구원은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은 대형주만의 문제는 아니며 중소형주 역시 정도의 차이만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감률을 보면 대형주는 내년으로 갈수록 개선되지만 중소형주는 내년 1분기가 올해 4분기보다 오히려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들로 아직까지는 대형주 집중 전략을 유지하되 틈새시장 측면에서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하고 있다. 은행, 건설, 기계 등 경기민감 내수주 중에서 부분적으로 중소형주를 편입하거나 탄탄한 실적이 동반된 우량 중소형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자산주를 추천하는 전문가가 많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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