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복리후생 1등 업종은 보험-제약사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국내기업 100여곳 조사
보험 126 용역·서비스 73
“노조 없는 곳 상대적 불리”

생명보험회사인 A사는 직원들에게 매년 30만 원의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단체 생명보험도 들어줘 직원이 사망하면 최고 2억8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연 2%의 주택구입자금 지원과 자녀 학자금 지원 혜택도 있다. 퇴직금도 법정 퇴직금의 1.5배다.

하지만 용역·서비스 회사인 B사 직원들은 법정 휴가 이외에는 회사로부터 받는 복리후생 혜택이 거의 없다.

회사별로 ‘복리후생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받는 혜택에 차이가 나는 것이지만, 업종별로도 상관관계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다국적 인사컨설팅업체 휴잇어소시엇츠는 최근 국내 1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복리후생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가장 높은 복리후생 혜택을 얻는 업종은 보험이었으며 이어 제약, 가정용품, 식음료 업종 순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복리후생 혜택이 낮은 업종은 용역·서비스 관련 업종과 정보기술(IT), 물류 업체 등이었다. 전체 업종의 복리후생 혜택 평균지수를 100으로 볼 때 보험 업종 지수는 126.1, 제약 업종은 110.9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용역·서비스 업종 지수는 72.9, IT 업종은 88.4, 물류 업종은 92.9였다. 자동차 관련 업종은 100.1로 평균 수준이었다. 보험 업종 종사자들이 얻는 복리후생 혜택이 업종 전체 평균보다 26% 이상 높은 반면, 일반 서비스 업종은 전체 평균의 73% 수준에 그친 셈이다.

직원들이 받는 복리후생 혜택의 비중은 퇴직금 등 퇴직 프로그램이 30.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수당 및 보조금이 30.3%, 유급휴가가 26.4%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에만 있는 독특한 복리후생제도인 경조사비 지원 항목도 전체 혜택의 9.0%를 차지했다. 상해보험이나 의료보험 등의 위험관리 프로그램은 2.8%, 기타 혜택이 0.8%였다.

또 조사 결과 노동조합이 있는 직장의 복리후생 지수는 평균 이상인 114.7이었으나 노조가 없는 직장의 복리후생 지수는 92.4에 그쳐 노조 설립 유무와 복리후생에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잇어소시엇츠가 분석에 사용한 ‘복리후생(Benefit) 지수’는 비교대상 회사들의 ‘복리후생 프로그램 경쟁력’을 지수화하기 위해 이 회사가 개발했다. 회사의 비용 지출과 상관없이 실제로 직원들이 얻는 혜택을 ‘금액’으로 계량화한 뒤 이를 다시 지수화한 것이다. 복리후생 지수가 높으면 직원들이 실제 얻는 혜택이 높다는 뜻이며, 회사가 효율적인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권오성 휴잇어소시엇츠 상무는 “복리후생 지수는 각 기업의 지출과 상관없이 직원이 얻는 혜택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이 운영하는 복리후생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비교하는 척도”라며 “이를 통해 기업이 앞으로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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