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요정’ 버섯을 ‘수출의 요정’으로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꽃같은 버섯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촌진흥청 주최로 열린 ‘버섯 심포지엄 및 품평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종류의 버섯을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다. 박영대 기자
꽃같은 버섯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농촌진흥청 주최로 열린 ‘버섯 심포지엄 및 품평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종류의 버섯을 신기한 듯 살펴보고 있다. 박영대 기자
中 저가 공세로 수출 내리막,농진청 올해 사업단 신설

고기능성 품종개발 주력,한국산 브랜드 홍보 강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3층 로비. 노랑 분홍 등 다양한 색상의 버섯으로 만든 ‘버섯 정원’이 차려졌다. 노루 엉덩이를 닮은 버섯, 꽃잎처럼 꾸며진 버섯 등 모양도 특이했다. 농촌진흥청은 버섯데이(5월 10일)를 맞아 ‘숲의 요정’이라 불리는 버섯에 각종 기능성을 더한 작품을 선보였다. 한때 수출 효자로 꼽혔던 버섯이 중국의 저가 제품에 밀리고, 국내 소비도 줄어들자 정부 차원에서 버섯 산업 부흥을 위해 나선 것이다.

○ 정체된 버섯 산업

한국 농가가 버섯을 본격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1969년 양송이 품종이 공식 보급됐고 이후 1970∼90년대 느타리, 표고, 영지, 팽이 등 30여 종이 한국에 뿌리를 내렸다.

한국이 본격 경제성장을 하기 전인 1960, 70년대만 해도 버섯은 수출 효자 품목으로 꼽혔다. 특히 양송이버섯을 통조림으로 가공해 전 세계로 수출했다. 1965년 35만9000달러(약 4억4900만 원)였던 버섯 수출액은 1975년 3312만 달러, 1985년 5301만 달러로 늘었다. 1992년에는 1억228만 달러(약 1279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후 줄곧 버섯 수출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 인건비가 비싸지면서 버섯 생산비가 늘어났고, 세계적인 버섯 강국 중국이 저가에 버섯을 공급했기 때문. 지난해 버섯 수출은 3145만 달러에 그쳤다.

앞으로 로열티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지금까지 90여 품종을 자체 개발했지만 팽이버섯 등은 아직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을 사용한다. 최근 해외 국가들이 버섯의 품종보호 등록을 강화하고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는 추세. 농진청은 “지금은 로열티를 내지 않고 버섯을 재배하지만 2011년경 78억 원 정도 로열티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버섯 산업 부흥을 위해

사정이 이렇게 되자 한국 정부가 버섯 산업 진흥을 위해 나섰다. 농진청은 올해 초 버섯사업단을 신설해 기능성 버섯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산 저가 버섯을 이기는 방법은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버섯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버섯데이를 정해 국내 버섯의 우수성을 알리며 버섯 소비 촉진에도 나섰다. 버섯 농가 약 1만4000가구를 대형화 자동화하기 위한 노력도 벌일 예정이다. 박연호 농수산물유통공사 원예수출팀장은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중국산에 비해 안전성이 우수한 한국산 브랜드를 적극 홍보하고 바비큐용, 볶음용 등 용도별 맞춤 포장으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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