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Dream]현장에서/적어도 ‘급락’ 가능성은 낮다

  • 입력 2009년 4월 28일 02시 55분


‘지금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도대체 집은 언제 사야 하는 거냐?’ 최근 기자가 ‘내 집 마련’이나 ‘평형 늘려서 갈아타기’ 등을 준비하는 지인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적지 않은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특이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에게 집을 살 만한 적절한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최대 관심사일 법하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본격화된 실물경제 침체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라고 할 수 있는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서울 강남 3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고점을 찍었던 2006년 말에 비해 30∼40% 가격이 곤두박질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보이면서 강남 3구를 비롯한 버블세븐지역, 나아가 ‘개발 재료’가 있는 지역들의 아파트 가격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달 중순경부터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주요 ‘관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시기의 시세를 80∼90% 회복하기도 했다.

많은 거시 경제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재건축 규제 완화 △각종 세제 완화 △개발 호재 등의 재료가 반영되면서 저금리로 금융권 밖을 떠돌던 부동자금이 아파트로 몰리고 있을 뿐 경기가 호전돼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평가다.

하지만 실제 아파트를 사고파는 ‘현장’인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는 이와는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언제 어떻게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회복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구입한 아파트가 ‘급락’할 시점은 확실히 지났다는 것이다. 상당수 현지 중개업자는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한 관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앞으로 추가 폭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인 결과라고 주장한다.

자, 그럼 처음 기자가 언급했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자.

강남 3구, 넓게는 버블세븐지역을 포함한 관심 지역에 아파트를 살 생각인 사람들 중 비교적 넉넉한 실탄(자금)을 보유한 사람들은 ‘장기 투자’ 혹은 ‘장기 거주’를 전제로 지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인 것 같다. 앞서 밝혔던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말 시점처럼 고점 대비 30∼40%씩 떨어지는 급락 현상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 때문이다. 또 이들 지역은 가격이 떨어져도 다른 지역에 비해 회복세가 월등히 빠르다는 게 큰 강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기회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안정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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