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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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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운용 급하면 부분 환매
장기 적립식 투자는 유지를”
국내 증시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 토막이 난 펀드의 수익률은 여전히 형편없다. 증시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7년 하반기(6∼12월)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면 수익률이 반 토막 수준에서는 간신히 벗어났지만 여전히 ―30%대 중반에 머문다. 국내보다 증시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해외 주식형 펀드는 수익률 개선 속도가 더욱 더디다.
펀드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가 한 번 이상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간에 돈이 필요하다면 환매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증시 전망을 밝게 본다면 적립식 투자를 유지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원금 회복은 머나먼 길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07년 10월 말 설정한 국내 주식형 펀드 694개의 유형평균 수익률은 14일 기준으로 ―34.52%로 집계됐다. 가입 시점을 달리해서 지난해 10월 말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다면 현재 수익률은 19.01%로 좋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펀드 수익률 급락의 고통을 겪는 투자자의 대부분은 2007년 하반기에 가입했다. 상당수 펀드 가입자는 여전히 증시 회복의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해외 주식형 펀드 759개의 2007년 말 가입자의 평균수익률은 ―52.39%로 여전히 반 토막 공포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이 중 러시아 펀드가 ―71.950%를 기록했고 유럽 신흥국 주식(―61.66%), 중국 주식(―58.50%), 에너지 섹터(―55.26%), 일본 주식(―52.02%) 순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제로인의 이수진 펀드 연구원은 “저조한 수익률은 거치식 투자자를 가정한 것으로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했다면 수익률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일부 환매하는 것도 방법
코스피가 1,300 선을 넘어선 요즘 펀드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향후 증시 전망을 바탕으로 쌀 때 가입해서 비쌀 때 환매하는 전략이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최근 증시가 과열돼서 추가 상승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환매 전략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환매를 하더라도 전액 환매하기보다는 분할 환매를 통해 현 증시 상승세의 효과를 일부 기대하는 것도 요령이다. 대부분의 펀드가 중도환매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최근 3개월간의 수익률 중 60∼70%를 떼어가기 때문에 최근의 증시 급등으로 인한 차익을 고스란히 돌려받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증시 전망이 쉽지 않은 해외 주식형 펀드를 환매한 뒤 다른 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중국 등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이는 일부 지역은 펀드를 유지하는 게 낫다.
대우증권 이병훈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적립식 투자는 매월 일정한 금액을 투자해 투자기간의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게 목적”이라며 “마땅히 투자할 만한 대상을 찾지 못했다면 제대로 된 펀드를 골라 3년 이상 맡길 생각으로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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