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住테크&地테크]빌딩이 올라가면 아파트값도 올라간다

  • 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3분


■ 초고층 빌딩 주변 시선집중

제2롯데월드 허용 발표

잠실 1주일새 5000만원↑

용산-인천 등 줄줄이 개발

교통혼잡 등 악재도 고려를

정부가 지난달 31일 제2롯데월드의 초고층(112층·555m) 신축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인 30일 서울시는 마포구의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서울라이트 빌딩(133층·640m)을 9월에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용산구 국제업무지구의 드림타워(152층·620m), 성동구 뚝섬의 현대차그룹사옥(110층·550m) 등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초고층 빌딩 개발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초고층 빌딩은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한 지역에 랜드마크 건축물이 들어서면 기반시설이 함께 생기고 유동인구가 늘면서 인근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올 초 급매물이 사라진 서울 강남권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거래가 주춤했지만 송파구만은 유독 예외였다. 잠실동 주공5단지의 경우 두 달 만에 시세가 채당 3억 원 이상 올랐지만 추격 매수세가 따라 붙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 호재’가 집값에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확정 발표가 난 지난달 31일 이후에 시세 상승은 채당 3000만∼5000만 원 정도로 이전보다 미미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주공5단지 112m²의 경우 최근 1주일 동안 5000만 원이 올라 10억8000만∼11억2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입주한 잠실리센츠 109m²는 8억8000만∼10억 원 정도다.

경기 상황에 따라 이 지역 집값이 한 번 정도 더 조정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확정 발표까지 난 만큼 송파구 집값이 크게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이곳에 투자할 생각이 있다면 발품을 팔아 아직까지 약간 남아 있는 급매물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세워진다. 2015년 완공 예정인 이 빌딩은 첨탑을 포함한 높이가 640m, 연면적 72만4675m²로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삼성물산이 짓는 약 800m 높이의 버즈두바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이와 관련해 수혜가 예상되는 아파트는 ‘상암월드컵단지’다. 1∼8단지, 총 5300채로 2003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했다. 1단지와 8단지는 임대아파트고 먼저 입주한 1∼3단지 중 3단지 109m²는 5억2000만∼6억7000만 원 선, 나중에 입주한 5단지 109m²는 6억2000만∼7억 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또 동부건설이 용산구 한강로2가에 6월 분양할 예정인 주상복합아파트 ‘동부센트레빌’은 드림타워의 수혜가 예상되는 곳이다. 155∼241m² 128채 중 31채가 일반 분양분이다. 성동구 뚝섬의 삼표레미콘공장 자리에는 지하 7층∼지상 110층, 연면적 40만9919m²인 현대차그룹 사옥이 들어선다. 주변인 성동구 금호동2가에서는 삼성물산이 이달 중 ‘래미안 금호2차’를 분양할 계획이다. 총 1057채 중 33채를 일반 분양한다.

다만 최근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자금조달 차질 사례처럼 경기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선 초고층빌딩 건립사업이 지연되거나 높은 건축비로 인해 관리비, 임대료가 비싸져 미분양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부장은 “초고층 빌딩은 인근 지역에 부촌(富村)의 이미지를 다지는 효과가 있지만 교통혼잡으로 주거지로서 쾌적성이 떨어지거나 사업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으므로 실수요자는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해 매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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