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연비 따져볼까요” 수입 중대형세단 당당해지다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연료소비효율 따지면 고급 수입차를 탈 자격이 없다고?’ 글로벌 경기침체, 유가 상승, 환경 규제 강화 등과 맞물려 세계 자동차 기업들의 고효율 자동차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에는 연비에 연연하지 않던 고급 중·대형 수입차도 연비를 꼼꼼히 따지는 고객이 늘면서 연비 개선 노력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이제는 가격이 억대에 이르는 초대형 럭셔리 수입차도 높은 연비가 더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국내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용으로 생각됐던 디젤이나 아직 소형차 위주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고급 수입 세단에 속속 장착되고 있다.》

최첨단 엔진-하이브리드 기술로 대부분 연비 10km 안팎 자랑

○ 기름 먹는 하마, 최첨단 기술로 연비를 높여라

한때 배기량이 2L가 넘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중·대형 세단은 ‘기름 먹는 하마’로 불렸다.

그동안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3L급 이상 대형 가솔린 세단은 L당 실제 주행거리가 5km 남짓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중·대형 가솔린 세단은 각종 신기술이 적용되면서 대부분 공인연비가 10km 안팎에 이른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 출시된 닛산 ‘알티마 2.5’의 공인연비는 L당 11.6km(이하 자동변속기 기준)다. 닛산이 개발한 무단자동변속기 X-트로닉 CVT 덕분이다. 변속 충격이 거의 없어 부드러운 주행뿐 아니라 우수한 연비까지 제공한다는 게 한국닛산 측 설명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인피니티의 럭셔리 세단 ‘뉴 G37’은 배기량이 3.7L에 이르지만 연비는 L당 9.5km나 된다. 이보다 배기량이 작은 G35 세단보다 오히려 연비가 L당 0.7km 정도 개선된 것이다. 이는 7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가능했다는 게 인피니티 측 설명이다.

5L급 엔진을 장착한 렉서스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 LS600hL은 차 무게가 2.5t이나 된다. 하지만 V8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최고출력 445마력에 L당 9.5km의 높은 연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연비만 놓고 보면 가솔린 2.5L급 세단과 맞먹는 수준이다.

○ 고급 세단도 디젤이 대세

‘Car & Brand’ 기사목록

▶ “연비 따져볼까요” 수입 중대형세단 당당해지다

▶ 국산 중대형도 ‘글로벌 연비’

▶ ‘럭셔리+렉스’…세단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다

▶ “타면 탈수록 애정이 가는 꿈의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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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1억원짜리 차… 10원짜리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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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위 ‘두개의 나’

국내 디젤 차량 소유자는 환경개선부담금까지 낼 정도로 디젤 차량은 환경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디젤 엔진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럽에서는 오히려 가솔린이나 액화석유가스(LPG)보다 더 친환경 차량으로 분류된다.

소음이나 진동도 거의 가솔린 차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이 때문에 수입차 중에는 고급 중대형

세단에도 디젤 모델이 즐비하다.

재규어 X타입 2.2디젤은 공인연비가 13.7km나 된다. 재규어 브랜드 중에는 처음으로 디젤 엔진에 전륜구동 방식을 결합해 공차 중량을 크게 줄인 덕분이다. 전면 범퍼 뒤에 강철빔을 쓰지 않고 알루미늄빔을 사용한 것도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일반 가솔린 엔진 차량보다 적다.

볼보자동차의 대형 프리미엄 세단 S80 디젤모델 D5(배기량 2.4L)는 공인연비가 L당 13km다. 디젤 차량의 문제로 꼽히던 소음과 진동도 크게 개선된 데다 연비가 뛰어나 지난해 이 차는 2L급 이상 디젤 세단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아우디 A6 2.7TDI는 최고시속 225km에 이르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면서 연비도 L당 11.8km로 2L급 수준이다. 배기량 3.2L급인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세단 S320 CDI는 L당 10.0km, 폴크스바겐의 럭셔리 세단 페이톤 V6 3.0TDI 역시 9.9km로 10km 안팎의 연비를 보인다.

2L 엔진을 장착한 디젤 세단은 대부분 15km 이상의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고연비 차량의 대명사격인 폴크스바겐에는 △제타 2.0 TDI(L당 17.3km) △파사트 2.0 TDI(L당 15.1km) △파사트 2.0 TDI 스포츠(L당 15.7km) 등 3개 모델이 있다.

BMW는 320d와 520d 두 모델이 L당 15km가 넘는다. 크라이슬러의 세브링 디젤 모델도 첨단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해 높은 연비(L당 15.2km)를 자랑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L 디젤 세단은 3000만 원대도 많아 가격과 연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수입차 예비 고객이라면 한번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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