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뛴다]“세계인이 내 고객” 백화점·마트도 해외로

  • 입력 2009년 3월 2일 02시 59분


30주년 맞은 롯데쇼핑 등 해외점포 확장작업 한창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은 올해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형 유통의 세계화 시대를 열겠다는 롯데쇼핑을 비롯해, 최근 중국 진출 12년 만에 중국에 20번째 점포인 톈진(天津) 메이장(梅江)점을 낸 이마트, 중국과 대만에 한국을 알리는 GS홈쇼핑과 CJ홈쇼핑 등 국내를 넘어 해외로 뛰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VRICs(베트남, 러시아, 중국, 인도)를 향하여”

롯데백화점은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 2008년 중국 베이징(北京)에 해외 2호점을 열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스크바점은 식품, 명품, 가전, 가구 등을 총망라해 기존 러시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원 스톱’ 쇼핑이 가능한 신개념 백화점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베이징점은 중국 내 고소득 전문직, 외국계 회사 근무자 등 상류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톈진에 중국 2호점을 낼 계획이며,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의 신규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또 지난해엔 베트남 호찌민 시의 최고급 백화점인 다이아몬드 백화점의 경영을 맡았다. 인도에는 자본금 9억3750만 원 규모의 현지법인을 설립해 백화점 용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선 처음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3개국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2월 현재 이들 3개국에 모두 28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는 2007년 12월 중국 마크로사의 8개 점포를 인수하며 첫발을 디뎠다. 지난해 10월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으며, 베트남에는 지난해 12월 ‘남사이공점’을 열었다. 영화관, 문화센터, 볼링장 등 대형 편의시설을 갖추고 한국 상품 전용매장을 따로 둬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 신세계 이마트, 중국에서 ‘한국형’과 ‘현지화’ 조화

신세계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上海)에 해외 1호점을 열면서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2013년까지 중국 내 29개 주요 도시에 88개 점포를 열어 매출 2조6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중산층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마트는 중국에서 ‘프리미엄 대형마트’를 표방하고 있다. 매장 집기를 고급화하고 유기농 야채와 참살이 상품 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점포별로 10여 대의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중국 서민층의 교통수단인 자전거를 최대 1000대까지 동시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백화점 주차장의 무료 세차 서비스도 인기다.

중국 이마트는 모든 점장을 현지인으로 교체하는 등 현지화에 특히 공을 들인다. 상하이 지아오퉁(交通)대 등 대학생들이 이마트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중국인의 생활습관과 문화를 철저히 연구해 거북이, 개구리, 미꾸라지 등 이색 음식은 직접 만져보고 원하는 부위를 골라 살 수 있도록 했다. 풍성한 이벤트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매장 곳곳에 다양한 행사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 국내 홈쇼핑 업계, “가자, 중국으로!”

GS홈쇼핑은 2005년 ‘충칭(重慶) GS홈쇼핑’을 세웠다. 충칭은 베이징, 상하이, 톈진과 함께 중국 4대 직할시의 하나로 시 전체 면적이 남한의 90%에 이른다.

중국 내 타 지역과 동남아시아로 추가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무리한 외형 경쟁을 하지 않고 고효율, 고이익 상품을 적극 취급하겠다는 전략이다.

CJ홈쇼핑은 중국 최대 민영 방송국인 SMG와 함께 ‘동방 CJ홈쇼핑’을 세우고 2004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첫 전파를 쏘아 올렸다. 100여 명의 방송 인력, 500명 규모의 콜센터 등을 갖췄다. CJ홈쇼핑은 지난해 11월엔 톈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티엔티엔(天天) CJ홈쇼핑방송’도 개국했다.

롯데홈쇼핑이 대만 푸방(富邦) 그룹과 함께 설립한 ‘모모홈쇼핑’은 2005년 설립 첫 해 41억 원의 매출을 올린 뒤 지난해엔 2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모모홈쇼핑이 취급하는 한국 상품 비중은 전체 매출 중 12%. 최근에는 키 높이 스니커즈와 보정 속옷 등이 잘 팔려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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