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상반기 플러스 성장 가능성 없다”

  • 입력 2009년 1월 22일 22시 53분


최춘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2일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1월이 다 지나기도 전에 한은 당국자가 상반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모건스탠리가 이날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2.8%로 뒤집은 것도 한국이 현 위기를 타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JP모건도 이날 한국의 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초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5%로 내린 뒤 불과 10일 만에 마이너스로 조정한 것이다.

이들 글로벌 투자은행이 한국의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한 공통적인 근거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질 것이란 점이다. 이들은 한국의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 등의 수출이 세계 경기 불황으로 급락하면서 실업률이 심각한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2009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경제가 금방 반등할 것이란 'V자형 반등론'이나 당분간 침체 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U자형 회복론'은 자취를 감췄다. 오히려 경기 바닥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L자형 침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인위적인 내수 부양책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수출은 우리가 단기적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한 반면 내수는 정책 추진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수 부양을 위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 2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고 연간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것은 힘겹게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재정지출 효과는 시차를 두고 일반적으로 1년 안에 나타난다"며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집행한 추경예산이 빠르면 올 2분기부터 성장률에 반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기업이 투자에 나서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내수부양의 전제조건이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를 살리려면 가계가 소비를 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고용이 안정돼야 한다"며 "구조조정이 실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등 전반적이 고용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