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영업소의 눈물 “고객 발길 뚝 끊겼어요”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영업소 합병바람 200여곳서 149곳으로… 판매망 붕괴 우려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영업소, 마포구 염리동 인근의 신촌영업소…. 15일 찾아간 이들 쌍용차 영업소는 온데간데없었다. 회생이냐 파산이냐의 갈림길에 놓인 쌍용차의 영업소는 현재 149곳. 지난해 말 200곳이 넘던 쌍용차의 판매망은 한 달 사이 60여 곳이나 줄었다. 법정관리 신청과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 판매망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 “노조 구조조정 반대는 현장 어려움 외면”

기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의 한 영업소. 영업소장과 판매직원 3명만이 덩그렇게 있는 이곳은 활기라곤 찾아볼 수 없이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영업소장은 “최대주주는 경영을 포기하고, 본사에서는 어렵다는 말만 하고, 언론에서도 쌍용차가 무너지기 직전이라고 하니 찾는 손님이 있을 리가 있느냐”며 우울해했다.

어렵게 만난 다른 영업소의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말쯤 본사에서 영업소 합병을 제안했고 원하는 영업소들끼리 합병을 해 220곳이던 영업소가 현재는 149곳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쌍용차 영업소는 100% 자체 수익으로 운영되는 구조여서 딜러들이 차량을 판매한 수수료로 영업소 임차료와 임금을 부담하는 탓에 붕괴 직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의 A 영업소 소장은 “한 달에 30대 정도를 팔아야 1500만 원이 넘는 임차료와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는데 최근 한 달 사이에는 10대 정도밖에 팔지 못했다”며 “법정관리가 발표된 9일 이후는 아예 고객들이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있는 영업소들도 2, 3개월밖에는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영업 현장에서 노조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노조에서는 구조조정은 절대 안 된다고 외치고 있는데 판매 현장의 어려움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 판매조직 붕괴되면 회생 더 어려워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판매조직이 붕괴되면 회생이 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영업소는 소비자들과 해당 회사가 직접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에 영업소가 붕괴되기 시작하면 소비자의 인식과 신뢰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조직이 무너지면 차량 고장 시 부품 구입 자체가 어려워 기존 쌍용차 고객들에게도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멈춰선 공장이 다시 돌아가서 자동차를 생산해낸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불안감 때문에 구입을 꺼린다는 이야기다.

자동차 생산업체 관계자도 “설령 다른 기업에 매각되거나 채권단 추가 지원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판매 조직을 다시 복구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쌍용차 내부에서도 판매와 서비스 조직 붕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발 빠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15일 국내 149개 대리점과 500개 서비스 협의체가 내수 판매 및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한 결의문을 회사 측에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판매 신장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 쌍용차 경영 정상화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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