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CEO-임원 인사… 그룹별 관전 포인트

  • 입력 2008년 12월 1일 02시 59분


‘세대교체’ 미룬 三星 최대 관심

《재계의 본격적인 연말연시 임원인사 시즌이 돌아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11월에 사장단 등 임원인사를 발표한 데 이어 신세계그룹도 최근 인사를 끝냈다. 12월부터 내년 초에 걸쳐 다른 그룹들의 인사도 속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인사여서 임원인사 폭과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사 내용에 따라서는 내년의 경영방향을 어느 정도 점칠 수도 있다. 현재 분위기상 전반적으로 큰 폭의 승진인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현대·기아車 - SK - LG 큰 변동 없을듯

GS-한화 대우조선인수 관련 인사 촉각

이미 임원인사를 끝낸 금호아시아나와 신세계는 경험이 많은 기존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일단 ‘안정 기조 속에 재도약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수(長壽) CEO’가 유난히 많은 삼성그룹은 당초 지난해 인사에서 세대교체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김용철 변호사 사건’ 및 특검이라는 돌발변수로 정상적 인사를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연말연시 인사에서 CEO 교체폭이 어느 정도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삼성그룹 인사는 이건희 전 회장의 생일인 1월 9일 직후 실시되는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삼성의 한 임원은 “부사장급에 진작 사장이 돼야 할 ‘좋은 경영자’가 적지 않다”면서 그룹 내부의 기류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다만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존의 삼성 CEO들이 대부분 계열사를 잘 운영해 왔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고위 임원에 관한 한 ‘정기 인사’란 개념이 희박하다. 그룹 내 2인자로 꼽혔던 김동진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보내는 등 수시로 사장급 이상 인사를 했기 때문에 연말 인사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그룹의 본체인 현대차 사장 등으로 보직을 옮길지도 관전 포인트다. 다만 정의선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최근 그룹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강력히 부인했고 연령상으로도 ‘초고속 승진’은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다는 관측이 그룹 안팎의 대세(大勢)여서 가능성은 극히 낮다.

12월 중·하순 계열사 별로 인사를 발표하는 SK그룹의 화두는 ‘안정과 내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의 한 임원은 “SK에너지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의 CEO들이 모두 임기 중이기 때문에 큰 폭의 인사 요인은 없다”며 “다만 실적이 부진했던 일부 글로벌 비즈니스 부문에 대해 어떤 변화가 시도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LG그룹도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의 올해 실적이 양호한 데다 CEO들도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장단 인사는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 관계자들은 “‘안정 속 변화’가 이번 인사의 특징이 될 것”이라며 “부활된 전무직으로 승진하는 상무들은 일단 ‘차세대 리더 검증’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뛰어난 경영 성적을 보인 LG전자의 일부 부사장급 사업본부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매년 2월 초에 사장단 인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와 지난해의 인사 폭이 컸던 만큼 내년 2월 인사는 변동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포스코는 내년 2월 중순경 정기 주주총회가 있는 만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고위 임원 인사가 없다는 게 공식 방침이다. 그러나 민영화된 공기업의 특성상 연임을 거친 이구택 회장이 2010년 2월까지 임기를 마칠지, 아니면 1년 정도 앞당겨 용퇴할지도 관심이다. 또 최근 검찰의 공기업 비리 수사 과정에서 금품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사표를 제출한 한수양 전 포스코건설 사장의 후임으로 정준양 포스코 사장이 내정돼 포스코의 사장이 기존의 2명에서 윤석만 사장 1명으로 줄어든 상태여서 이를 채우기 위한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월 첫째 주부터 계열사별로 인사를 발표하는 GS그룹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의 영향력이 관심사다. 그러나 GS 측은 “누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인사에도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내년 1월경 인사가 예상되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어서 인사 얘기는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 실사 작업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인수 과정에서 공을 세운 임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가 관심이다.

산업부 종합

정리=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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