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면 탈수록 ‘돈 벌고 환경 지키는 차’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2시 59분


힘없고 연비 낮고 겨울철 시동 말썽

고생시키던 LPG차는 잊어주세요

차값-연료비 싸고 각종 요금 감면 혜택

6년 유지비 디젤차보다 수백만원 절감

디젤보다 질소산화물 88% 적게 배출

내년 7월엔 하이브리드차량에도 장착

230만여 대의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가 길거리를 누비는 한국은 세계 최대 LPG 자동차 보유국이다.

‘LPG 차량 대국’에 걸맞지 않게 차종은 다양하지 못하다. 운행되고 있는 LPG차량 4대 중 3대는 승용차다.

승용차보다 차체가 큰 차량은 연료소비효율이 낮고 힘이 달리는 LPG 엔진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는 1990년대 후반 LPG 엔진을 넣은 승합차 카니발과 1t 트럭 봉고를 출시했지만 판매가 신통치 않자 이내 생산을 중단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퇴출됐던 LPG 승합차와 화물차가 최근 ‘재평가’를 받겠다며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성능이 올라간 LPI 엔진을 넣은 것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현대자동차는 11일부터 승합차 ‘그랜드 스타렉스 LPI’ 판매를 시작했고 기아차는 지난달 1t 트럭인 ‘봉고 III’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에 앞서 기아차는 지난해 말 V6 2.7 LPI 엔진의 ‘카니발 LPI’ 모델로 디젤 차량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승합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기아차는 LPI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6월 ‘그랜드 카니발 LPI 그랜드 팩’을 출시해 LPI 모델의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LPI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LPG 연료를 기화시키지 않고 가솔린 차량처럼 인젝터를 이용해 고압의 액체 상태로 직접 분사한다는 점이다. LPG 차량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겨울철 시동 불량과 낮은 출력, 낮은 연비 등의 단점을 개선했다.

LPI 차량의 장점은 경제성과 친환경을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점이다. 올해 1∼10월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은 LPG가 L당 998원으로 L당 1672원인 경유 가격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LPI 차량은 디젤 차량에 비해 차량 가격이 저렴하고, 디젤 차량에 부과되는 환경 개선 부담금도 면제된다. 또 친환경 저공해 차량으로 분류돼 수도권 공영주차장 요금의 50%, 혼잡통행료 50% 감면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새 차를 사서 6년 동안 해마다 2만 km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디젤차와 비교하면 차를 살 때 100만 원 정도, 연간 30만 원 이상의 유지비를 아낄 수 있어 유지비가 300만 원 줄어든다”고 말했다.

LPI 엔진은 기존 LPG 엔진과 비교해 증발 가스와 산화수소물,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대기 오염의 원인이 되는 공해 물질의 배출을 대폭 줄였다.

현대·기아차의 LPI 엔진은 동급의 디젤 엔진에 비해 질소산화물은 88%, 미연탄화수소는 80% 적게 배출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03년 세계 최초로 LPI 엔진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데 이어 내년 7월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 예정인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LPI 엔진을 장착할 정도로 LPI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LPI 차량의 친환경과 실용성 등이 부각되면서 LPI 차량을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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