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錢의 귀환’…증권사 빠져 나온 돈 시중은행으로 몰려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고금리 유혹… 이달에만 예금 8조 늘어

은행들이 연 7%대의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예금 유치에 나서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예금으로 몰리는 ‘머니 리턴’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펀드 등 제2금융권으로 빠져나간 자금이 예금자 보호를 해주고 이자도 톡톡히 쳐주는 시중은행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

19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은행 정기예금이 약 8조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9월 정기예금 증가 규모(2조 원)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머니 리턴 현상은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에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은 9월 1∼12일 2000억 원이 증가했지만 ‘리먼 사태’ 직후인 9월 16∼30일 1조8000억 원이 늘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증가 규모는 1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하나은행의 정기예금이 3조7354억 원 증가하는 등 신한 우리 외환 기업 등 5개 은행의 정기예금이 모두 9조5957억 원 불었다.

하지만 한은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증권사 CMA 예탁금은 1073억 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머니 리턴 현상은 제2금융권의 자금 사정을 악화해 은행채, 회사채 시장의 돈줄이 마르고 다시 은행의 자금난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이진아 인턴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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