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기외채 절반 중국계 시장서 조달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2시 59분


의존도 5년새 2배로 늘어

美-日은 10%이하로 줄어

한국의 단기외채 가운데 절반 정도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시장에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싱가포르에서 한국이 빌린 단기외채 중 많은 부분은 중국 본토 자금이 이 지역을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외화자금 조달 창구가 지나치게 중국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한국의 단기외채 중 중국에서 빌린 단기외채는 6.2%, 홍콩 싱가포르 시장에서 빌린 단기외채는 43.4% 등으로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3개 시장에서 들여온 외채의 비중은 49.6%였다.

2002년 말에는 한국의 단기외채 중 중국에서 조달한 비중이 2.8%, 홍콩 싱가포르는 21.2%로 3개 지역의 비중이 24%였다. 5년 만에 한국이 이 지역에서 단기외채를 빌리는 비중이 2배 남짓 높아진 것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의 단기 차입은 줄었다. 2002년 말 미국에서 빌린 단기외채의 비중은 14.7%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9.3%로 줄었다. 일본도 2002년 말 9.5%에서 지난해 말 6.7%로 감소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계 자금이 한국에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누적되는 무역흑자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올해 9월 말 현재 1조9056억 달러)을 쌓은 중국이 해외에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한국에 대한 단기외채도 줄여 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중국 은행들의 단기외채 잔액을 올해 3월까지 2006년에 배정한 잔액의 30% 이내로 축소하라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세계적 금융 위기로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의 단기외채도 줄었기 때문에 중국계 자금에 대한 의존도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특히 최근에는 미국 유럽이 금융위기를 겪고 있고 일본도 한국에 대한 외화 대출을 줄이고 있어 외채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 나라로 자금줄이 집중되면 그 나라의 정책적 변화 등에 따라 외환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향후 자금줄을 더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