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자영업자…내수침체 5년만에 600만명 선 밑으로

  • 입력 2008년 8월 17일 19시 57분


내수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자영업자 수는 594만5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만2000명이 줄었다. 카드대란(大亂)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됐던 2003년 상반기 이후 5년 만에 상반기 기준 자영업자 수가 6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자영업자 수는 상반기 기준으로 2005년 611만6000명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2006년 610만5000명 △2007년 601만7000명으로 3년째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기름값 등 물가가 많이 오른 데다 예전에 비해 일자리도 많이 늘지 않아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심리 악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86(수치가 100 이하면 앞으로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으로 7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업종은 식당, 숙박업소 등이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2만6000여 개의 식당이 폐업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근로자 5인 이하 자영업체 48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7%는 '전업 또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는 자영업자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근로자 외 가구의 1분기 월평균 소득은 278만 원으로 도시근로자가구 399만 원보다 100만 원 이상 낮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직장에서 밀려나와 식당, 숙박업, 소매업 등 영세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갑자기 늘면서 공급 과잉상태가 지속됐고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2006년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6.5%로 미국 7.3%, 일본 9.9%보다 비정상적으로 높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내수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한 자영업의 활성화는 힘들고 중장기적으로도 산업구조 고도화 및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으로 자영업자의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

김유영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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