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질무역 손실액 55조

  • 입력 2008년 8월 6일 02시 59분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올해 상반기 실질 무역 손실액이 54조9271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실질 무역 손실액이 불어나면 실질 소득과 소비의 둔화로 이어진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을 기준으로 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 손실액은 올해 상반기 54조92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질 무역 손실액 규모는 상반기 기준으로 2004년 12조634억 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37조1183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가 급등 등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5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실질 무역 손실액 비율도 올해 상반기 13.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8%보다 3.9%포인트 올랐다. 이 비율은 2003년 2.9%, 2004년 3.6%, 2005년 5.8%, 2006년 9.5%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박진욱 한은 국민소득팀 차장은 “상반기에 실질 무역 손실액이 증가한 이유는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데다 교역량도 과거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질 무역 손실액의 증가는 소득 둔화로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 수출해서 벌어들인 금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구매력이 그만큼 나빠졌기 때문에 실질 소득도 둔화되는 셈이다.

소득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쳐 경제 성장을 보여주는 실질 GDP 증가율(5.3%)과의 격차도 4.6%포인트로 벌어졌다. GDP와 GDI 격차는 2005년 3%포인트, 2006년 2.8%포인트, 2007년 1.0%포인트였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실질무역 손익:

2000년 가격을 기준으로 수출입 가격 변화에 따른 구매력 증감을 보여주는 지표. 2000년의 교역조건이 올해 상반기에 유지됐다면 똑같은 내용의 수출입을 해도 54조9000억 원을 더 벌 수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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