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삼바 삼바 삼바’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올 수익률 17% 해외펀드중 최고… 중국 인도 ―14%, 베트남은 ―27% ‘최악 성적’

‘베트남→중국→인도→브라질?’

해외 펀드도 유행을 탄다. 2006년에는 베트남 펀드가 떴고 지난해에는 중국 펀드와 인도 펀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는 수익률 추락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곳은 ‘삼바의 나라’ 브라질이다. 원자재 값 상승의 수혜국인 브라질은 올해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연일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행진 중이다. 덕분에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계속 치솟고 있다.



○ 브라질 펀드 연초 이후 수익률 톱

한국펀드평가에 의뢰해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지역별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브라질 펀드가 8일 현재 17.21%로 1위였다.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각각 ―1.69%, ―7.49%라는 점을 고려하면 발군의 성적이다.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지역에 투자하는 중남미(라틴아메리카) 펀드도 10.64%로 브라질 펀드의 뒤를 이었다. 중동아프리카 펀드 역시 6.12%의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2006년 투자 붐을 이뤘던 베트남 펀드는 올해 연초 이후 수익률 ―27.89%로 추락했다. 중국과 인도 역시 각각 ―14.56%와 ―14.40%로 부진했다.

설정액이 100억 원을 넘는 해외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매긴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랭킹도 브라질 펀드들의 독무대였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주식형(Class-C2)이 20.09%의 수익률로 1위에 오르는 등 상위 10개 중 7개가 브라질 펀드였고 나머지 3개는 라틴 펀드가 차지했다.

○ 해외시장도 원자재 공급처가 각광

올해 브라질 증시의 강세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브라질 시장에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다 지난달 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인 ‘BBB-’로 상향조정하는 등 여러 가지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63,886.10이었던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9일 현재 69,645.70까지 상승했다.

씨티그룹은 5일 “브라질의 투자여건이 S&P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말 보베스파지수의 전망치를 74,000 선까지 올렸다.

국내의 펀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브라질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브라질은 풍부한 원자재를 바탕으로 내수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경기 전망이 탄탄하다”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브라질도 흔들릴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2003년과 2006년 원자재 가격 하락 시기에도 중남미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조완제 펀드애널리스트는 올해 해외 펀드의 동향을 큰 흐름에서 보면 “생산기지의 몰락과 원자재 공급처의 부각”이라고 진단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세계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중국 인도 증시가 추락했다”며 “반면 원자재를 공급하는 브라질은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투기성 자금이 브라질 증시로 몰려드는 등 단기 과열 우려도 나오고 있어 투자를 과도하게 확대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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