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96명 줄소환

  • 입력 2008년 4월 18일 03시 21분


숫자로 본 삼성 특검 수사 99일
총 소환자255명
소환 전현직 삼성 임원96명
총 소환 조사327회
출국금지자166명
장소 압수수색 영장17차례
압수수색 장소22곳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54차례
추적 계좌 1만4713개
추적한 계좌 명의자3090명
■ 특검 99일 이모저모

조세포탈 혐의 전용배 상무 20회 출석

이건희 회장 13년만에 소환 관심끌어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조준웅 특검팀은 17일 총 수사 기간 105일 중 99일을 사용한 뒤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특검 기자실에는 취재기자 및 카메라기자 등 300여 명의 내외신 취재진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검팀은 수사결과 발표문을 154쪽의 책으로 제본해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조 특검은 30분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3시간을 넘겨 특검 수사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했다.

조 특검은 배석한 윤정석 조대환 제갈복성 특검보, 강찬우 이원곤 이주형 파견검사, 노영록 특별수사관 등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우여곡절 수사진행=1월 10일 출범한 특검팀은 출범 나흘 만에 삼성그룹 임원 자택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으로 삼성 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특검팀은 1월 14일 한 번도 수사기관에 의해 조사받은 적이 없었던 이건희 회장의 집무실 승지원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을 포함한 그룹 임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다음 날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 전략기획실과 이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수사 기간에 특검팀은 17차례 영장을 발부받아 22곳을 압수수색했다.

2월 5일에는 특검 출범 후 첫 피의자가 나왔다. 김승언 삼성화재 전무 등 2명을 수사 방해 및 증거 인멸 혐의로 입건한 것.

그러나 수사의 주된 관심 분야인 비자금 조성이나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에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2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소환 조사한 뒤 지난달 14일 ‘e삼성사건’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리하자 ‘면죄부 특검’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하지만 특검팀은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을 소환 조사한 뒤 이 회장을 두 차례나 불러 조사하고 이 회장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사건 모두를 기소해 비판 여론의 반전을 꾀했다.

▽특검이 남긴 진기록=특검팀은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했으나 공식 수사 종료일인 23일까지 기소 후 사무처리를 할 예정이어서 총 수사 기간은 105일이 된다.

105일은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 수사와 함께 역대 최장 특검 수사 기간이다.

특별검사, 특검보 3인, 파견검사 3명을 포함해 검찰 공무원, 국세청 공무원 등 60명으로 진용을 꾸린 특검팀은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등 27명을 추가로 채용하며 수사진 규모는 87명으로 확대했다.

이 수사 인력은 최대 106명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BBK특검’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또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급 96명이 무더기로 소환돼 조사받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조사받았던 전용배 상무는 20회 출석해 최다 출석을 기록했다.

전체 소환자는 총 225명이었으며 총 소환조사 횟수는 327회였다. 이 중 김용철 변호사가 8번이었으며 이 부회장 7번,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6번, 김학진 삼성화재 부장 5번이었다.

이 전무와 홍 관장 등은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소환됐고 이 회장은 13년 만에 소환돼 관심을 모았다.

한복을 입고 훈장을 착용한 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기자들에게 “나 이해규야”라고 말한 이해규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과 1차 소환 때 “차명계좌가 아니라 나의 계좌”라고 주장했다가 2차 소환 때 차명계좌를 시인했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도 눈길을 끌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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