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동남-중앙亞 진출 외화내빈 우려”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7분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대아시아 시대의 새로운 흐름과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 세미나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서는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축인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가 집중 조명됐다. 강병기 기자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대아시아 시대의 새로운 흐름과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 세미나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서는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축인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가 집중 조명됐다. 강병기 기자
한국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진출이 ‘외화내빈(外華內貧)’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일본 최고의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大)아시아(Greater Asia) 시대의 새로운 흐름과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서 오노 히사시(小野尙)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장은 “기업들은 중국과 인도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축인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의 경우 겉보기에는 이들 지역에 적극 진출하고 있지만, 실리적인 면에서는 놓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는 ‘메콩 강 경제권’의 핵심인 베트남. 한국은 투자허가액 측면에서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이지만 실질적인 성과에서는 일본과 중국에 크게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상훈 노무라종합연구소 컨설팅그룹 팀장은 “일본의 실제 누적투자액(48억 달러)은 한국(26억 달러)의 두 배에 이른다. 중국은 지리적 인접성과 70만 화교를 기반으로 해 베트남을 실질적인 부속 경제권으로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한국 기업에 △리스크가 높은 단일국가 중심의 진출 전략을 버리고 지역 거점 중심으로 전환할 것 △일본처럼 정부와 경제단체가 해외 진출국 정부를 대상으로 협상에 나설 것 △화교계 자본의 영향력을 고려해 중화권 네트워크를 쌓을 것 등을 조언했다.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오영일 한국투자증권 CIS·동유럽팀장과 양용호(변호사) 카자흐스탄 AK컨설팅그룹 대표는 “중앙아시아 기업들 사이에서 한국 기업들은 현지 이해도가 떨어지고, 사업성보다는 위험 회피에 급급하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좀 더 세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외국 업체들과의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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