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핵심원료 상업화 성공… 동양제철화학 신현우

  • 입력 2008년 1월 24일 03시 13분


코멘트
신현우 동양제철화학 부회장이 최근 개발에 성공한 폴리실리콘 시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신현우 동양제철화학 부회장이 최근 개발에 성공한 폴리실리콘 시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전 세계가 신재생에너지에 주목

국가적으로도 도전해 볼 만하죠”동양제철화학 신현우 부회장

동양제철화학 신현우(60) 부회장이 애장품처럼 아끼고 좋아하는 ‘그림’이 하나 있다. 이 그림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신이 난다고 한다.

지난 주말 서울 중구 소공동 동양화학빌딩에 있는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도 그림 감상부터 권유했다. 작품 해설도 곁들였다.

“여기 노란색 부분이 태양광이에요. 2030년까지만 해도 노란색이 차지하는 영역은 많지 않죠. 하지만 이후 엄청나게 넓어지잖아요.”

2003년 독일의 기후변화자문위원회가 작성한 ‘장기 태양광 수요 전망’ 그래프였다. 2000년부터 2100년까지 석유와 석탄, 가스, 원자력, 수소, 풍력, 태양광 등 에너지별 수요 증감 추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에너지시장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듯 2090∼2100년을 표시한 부분에는 금빛의 태양까지 그려져 있었다.

“앞으로 우리 회사가 100년은 더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하는 거죠.”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 12월 12일 태양전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연간 생산량 5000t 규모)을 준공하고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의 원료로도 쓰인다.

“처음 시제품이 나올 때 이 회장님(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전북 군산 공장에 있었어요. 정말 감개무량하더군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으면서도 제 스스로 믿기지 않았을 정도였어요.”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산업에서 ‘원료→웨이퍼→태양전지→태양광 모듈→설치’에 이르는 가치 사슬의 가장 앞 단계에 해당하는 핵심 기초소재로 초고순도(99.9999999%)의 첨단기술이 필요한 제품이다.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헴록과 독일의 바커, 노르웨이의 REC 등 7개 회사만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만큼 기술을 이전해 주는 업체도 없다.

여기에 동양제철화학이 스스로 연구개발(R&D)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도전장을 내민 것.

“핵심 사업 영역도 수십 년간 해온 석탄화학에서 태양광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으로 봅니다. 싫든 좋든 군산에 연간 생산량 1만 t 규모의 공장을 증설해 본격 가동하면 태양광사업 매출이 기존에 해왔던 사업의 매출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하거든요.”

신 부회장은 요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감한다고 했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솔라 콘퍼런스’에 다녀왔는데 정말 열기가 대단했어요. 1980년대 미국 새너제이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미콘(반도체) 쇼’의 열기가 떠오를 정도였으니까요.”

현재 국내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등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회사만 10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화학회사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해를 유발하는 기업으로 알고 있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환경에도 기여하는 제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든 것입니다.”

그는 태양광발전의 진면목이 2010년대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일조량이 많으면서 전력 값이 비싼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는 이 시점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사업을 해보니 국가적으로도 도전해 볼 만한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죠. 한국이 태양광산업의 강국이 되는 게 제 바람입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