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vs 이통사 ‘모바일 인터넷’ 충돌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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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 포털업계 1, 2위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이 SK텔레콤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인 ‘네이트’에 자사(自社)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최근 급성장하는 한국 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주도권과 수익 분배를 둘러싸고 무선인터넷 망 사업자인 이동통신사와 콘텐츠 제공업체인 포털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이동통신 및 포털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26일자로 SK텔레콤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인 네이트에 제공해 온 자사의 콘텐츠 서비스를 중단했고, 다음 측도 조만간 관련 서비스를 접을 예정이다.

네이버 측은 “SK텔레콤이 네이트상의 네이버 서비스에 대해 화면 디자인이나 접속 방식, 검색 결과 등을 모두 네이트 기준에 맞추길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이 같은 요구를 전부 따르기엔 무리가 있어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 측도 “이동통신사 소유 모바일 서비스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제한적인 데다 포털 콘텐츠로 발생하는 패킷 수익을 모두 이동통신사가 가져가는 등 불합리한 점이 많아 곧 해당 사업을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포털들의 주장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이미 구축된 무선인터넷 망에 ‘무임승차’하려는 억지 요구”라고 반박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의 무선망은 이동통신 3사가 막대한 투자를 통해 구축한 것”이라며 “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을 하는 측이 이를 구축한 사업자의 서비스 기준을 따르지 않거나 통화료를 나눠 갖자고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형 포털들은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망을 빌려 하는 별도의 자체 모바일 서비스만을 운영하기로 해 양 진영 간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확산될 경우 포털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들의 불편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 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 규모는 현재 약 2조5000억 원으로 앞으로 유선인터넷 시장과 맞먹는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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